프랑스에서 또 한 명의 한국계 장관이 탄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3월 31일 발표한 장관급 인사 3명의 명단에는 세드리크 오(37·한국 이름 오영택) 디지털 경제 담당 국가비서(장관급)의 이름이 눈에 띈다. 성(姓)에서 드러나듯이 그는 한국계다.
세드리크 오는 1982년 프랑스에서 유학하던 한국인 아버지와 한국에서 불어 강사를 했던 프랑스인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태어나 프랑스 제3의 도시 리옹에서 자랐다. 명문 그랑제콜(소수정예 특수대학)인 고등상업학교(HEC)를 졸업한 뒤에는 2006년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후보의 사회당 대선 경선 팀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2012년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 대선 캠프에 참여해 당시 같은 보좌진으로 일하던 마크롱 대통령을 알게 됐다. 이 인연으로 2016년 마크롱이 창당한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에도 참여했고 이후 대선에서 마크롱 캠프와 집권당의 선거회계를 총괄했다. 마크롱이 집권한 2017년부터는 엘리제궁에 입성해 디지털 경제 부문의 정책 보좌관으로 일하던 중 이번에 장관으로 발탁됐다.
프랑스에서 최근 한국계의 입각은 드물지 않았다. 플뢰르 펠르랭(한국명 김종숙)이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재임 때인 2013년 입각해 디지털경제, 통상담당 장관을 거쳐 문화부 장관을 역임했고, 장뱅상 플라세(한국명 권오복) 역시 올랑드 대통령 재임 때 국가개혁 장관을 지낸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로 입양된 경우라 세드리크 오의 케이스와는 조금 다르다. 세드리크 오의 동생인 델핀 오(34·한국이름 오수련) 역시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 소속으로 파리 16구를 지역구로 둔 하원의원이며, 중동 정책 전문가다. 세드리크 오는 개각 발표 후 트위터에서 “자부심을 느끼며 감격스럽다. 대통령과 총리의 신뢰에 감사한다”면서 프랑스의 기술과 융합, 디지털화를 위해 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