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계기로 독립운동사에 관심이 커지는 것은 좋은 것 같아요. 다만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흐름이 지속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죠.” 한국 독립운동의 산실이던 중국 상하이에서 동포들에게 10년 넘게 독립운동사를 알리는 데 앞장선 이명필(50) ‘HERO 역사연구회’ 대표는 4월 5일 임정 100주년을 맞아 고조된 독립운동사에 관한 관심이 지속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중국에서 ‘화이버 테크’라는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인 이 대표는 2008년 동포들에게 독립운동사를 알리는 역사 단체인 ‘HERO 역사연구회’를 만들었다. 단체 이름은 ‘History’(역사), ‘Exploration’(탐험), ‘Research’(연구), ‘Organization’(조직)이라는 네 영어 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우리나라 역사 속의 진정한 영웅을 찾자는 취지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점차 약해지는 동포사회의 어린이·청소년들의 모습을 보면서 본업과 무관한 역사 교육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 아이들부터 중국에서 커가면서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할 내용을 쉽게 배울 수 없어 아쉬웠어요. 중국에서 유학 중인 대학원생 등 뜻있는 동포들과 의기투합해 역사연구회를 만들게 된 이유입니다.”
HERO 역사연구회는 설립 이후 상하이의 어린이, 청소년 등 동포들을 상대로 역사 특강과 역사 현장 탐방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는 ‘임정 학교’라는 이름으로 최근까지 총 29차례에 걸쳐 어린이, 청소년, 한국 유학생 등 다양한 동포 층을 대상으로 한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임정 학교’를 거쳐 간 동포의 수는 벌써 800여 명에 달한다. 10여 년간 ‘HERO 역사연구회’를 이끌면서 이 대표는 사실상 본업이 무역회사 대표에서 ‘역사 지킴이’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