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활동하는 오사카 코리안 윈드 오케스트라가 지난 5월 중순 제주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망향의 친선 교류 연주회’를 열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재일동포 고창수(46) 씨와 단원들은 제주의 시민밴드인 한라 윈드 앙상블의 초청으로 이번 무대에 섰다.
고 씨 조부모의 고향은 제주시 한경면이다. 모두 재일동포로 이뤄진 오사카 윈드 오케스트라에는 고 씨를 비롯해 문경식(41), 현종철(44), 고용차(51), 고동일(51) 씨 등 11명이 뿌리를 제주에 두고 있다.
‘음악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배우고 이를 후손들에게 물려준다’는 각오로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음악을 주로 일본에서만 연주해온 이들은 11년 전 경기도 과천에서 첫 초청 공연을 펼쳤다. 조부모의 고향인 제주에서 처음으로 연주회를 연 고 씨를 포함해 단원들에게는 이번 연주가 두 번째 모국 공연이었던 셈이다.
공연에서 ‘아리랑’과 ‘고향의 봄’ 등을 연주한 고 씨는 한국 전통음악을 고유의 멋을 살려 연주하려고 노력한다고 자부한다. 그는 “민족의 고유 정체성을 음악에 담아 재일동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한 음, 한 음에 최선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주단의 노력 덕분에 고 씨의 관현악 ‘아리랑과 고추잠자리’는 오사카 지역의 동포는 물론 일본인 사이에서도 명성을 얻고 있다. 고 씨는 “한국이 뿌리임을 잊지 않고 살고 있다”며 “앞으로 모국에서 망향의 노래를 들려줄 공연 기회가 자주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