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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학

 

창을열며


1972년에 문을 연 영국 런던한국학교가 올해 개교 52주년을 맞았다. 현재 유럽에는 26개 국에 걸쳐 모두 115개(2020년 12월 현재) 한글학교가 있다. 이 가운데 영국엔 23개 학교가 있다. 특히, 런던한국학교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한글학교다.


1966년 이화여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72년부터 국비 장학생으로 3년간 런던대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었다. 논문 준비를 위해 6~13세 어린 학생들의 수학 능력을 비교하느라 영국과 한국 학생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한국 상사 주재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국학교를 시작하게 됐다. 또한 이민 1세대의 자녀에 대한 꿈과 희망도 있었다. 자녀들이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꿈과 희망이 한글학교를 세워야겠다는 열정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1972년 9월 한인회관으로 쓰이던 노팅힐 게이트 성공회 선교센터에서 당시 김성응 한인회장, 정종화 교수, 권인혁 주영한국대사관 영사, 김성열 동아일보 영국특파원 등과 의기투합해 런던한국학교 전신인 ‘재영 어린이학교’를 시작하게 됐다.


학생 9명으로 시작해 학생 수는 점차 늘어나 현재는 330명이나 된다. 당시 한국 유학생 등 3명이 교사로 참여했다. 모두 무보수 봉사였다. 교육 목표는 ‘영국과 한국의 다른 점을 이해시키고 현지 학교에 적응을 잘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이었다.


이후 1991년에 옥스포드에서 또 한글학교를 시작해 당시 이홍구 대사(전 국무총리)가 개교식에 참석했다. 이때도 무료로 봉사했다. 옥스포드 대학에서 10년 연구 전담 교수로 지내다가 ‘정교수의회원(Congregation)’에 들어가게 됐고, 은퇴한 후 ‘종신 명예 교수 회원(Convocation)’이 됐다. 교육이라는 큰 집을 짓는데 나도 한 장의 벽돌 역할을 했다면 감사할 뿐이다.


현재 한국학교 교사들에게 당부가 있다면 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거주국과 한국의 다른 점을 비교, 분석하는 능력을 길러 줬으면 하는 것이다. 아주 쉽고 일상적인 토픽부터 시작해 어렵고 까다로운 개념으로 점차 업그레이드시키면 재미있을 것이다. 이로써 우리의 소중한 가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식 자체보다 배운 과목을 기반으로 사물을 분석하고 응용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키워 주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번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메달 순위에서 유럽의 강국 독일과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8위를 차지했다. 세계 경제 10위권에 이어 스포츠 강국이다.


이처럼 자랑스러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한류의 영향이 크다. 특히, K컬쳐, K푸드의 뿌리이자 한민족 정체성의 산실은 바로 한국어다. 한국어는 한류의 시작이자 끝이다. 현재 영국에 있는 한글학교들은 그 지역에 거주하는 차세대 재외동포들에게 한민족의 정체성을 심어 주는 한국어 교육기관이면서 다른 문화권 출신이나 현지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외국어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재외동포청이 출범 1주년을 맞았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세워졌으며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런던한국학교의 무궁한 발전과 함께 대한민국의 국격에 걸맞게 런던한국학교가 더부살이에서 벗어나 자체 보금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재외동포청의 관심과 지원을 기대해 본다.


정미령 영국 옥스포드대 명예교수(런던한국학교 설립 주역)



The London Korean School in England, which opened in 1972, is celebrating its 52nd anniversary this year. Currently, there are 115 Hangeul schools in 26 countries across Europe (as of December 2020). Of these, 23 schools are in the United Kingdom. In particular, the London Korean School is the oldest and most established Hangeul school in Europe.


After graduating from Ewha Womans University in 1966 with a degree in education, I pursued a master’s degree at the University of London, starting in 1972, for three years on a national scholarship. While collecting data to compare the math skills of British and Korean children aged 6-13 for my dissertation, I ended up starting a Korean school for the children of expatriate Korean employees. I also had dreams and hopes for the children of first-generation immigrants. One could say my dreams and hopes for the children of first-generation immigrants to not forget their Korean culture and language led to the passion to build a Korean language school.


In September 1972, at the Notting Hill Gate Anglican Mission Center, which was then used as the Korean Community Center, the then Korean Association President Kim Sung-eung, professor Chung Jong-hwa, Korean Consul General in the U.K. Kwon In-hyuk and the U.K. correspondent of the Dong-A Ilbo Kim Sung-yeol started the Korea in U.K. Children’s School, the predecessor of the London Korean School.


The school started with nine students and gradually grew to 330 students today. At the time, there were three teachers that included Koreans studying abroad. All of them were unpaid volunteers. The goal of the school was “to help the children understand the differences between the U.K. and Korea and to help them adapt to local schools.”


In 1991, I started another Korean language school in Oxford, which was opened by then Ambassador Lee Hong-koo (former prime minister). Again, everything was run by unpaid volunteers. After 10 years as a research professor at Oxford University, I was admitted as a permanent fellow (congregation), and after my retirement, I became a member of the Lifetime Honorary Professors (convocation). I am grateful to have been able to lay down one of the bricks in the great house of education.


If I had one wish for Korean School teachers, it would be to teach students to compare and analyze the differences between their country and Korea. It would be interesting to start with very easy and everyday topics and gradually upgrade to more difficult and challenging concepts. This will help us to think about our precious values in a positive way. I would like them to develop the intellectual ability to analyze and apply things based on the subjects they have learned, rather than the knowledge itself.


Finally, at the 2024 Paris Olympics, South Korea ranked eighth in the world in the medal standings, surpassing European powerhouses Germany and Italy. We are a sports powerhouse, as well as a top 10 global economy.


Today’s proud nation owes much to the Korean Wave. In particular, at the root of K-culture, K-food and the Korean identity lies the Korean language. The Korean language is the beginning and end of the Korean Wave. Today, Hangeul schools in the United Kingdom are not only Korean language institutions that instill the Korean identity in the next generation of overseas Koreans living in the region, they also play a significant role as a foreign language education institution, where people from other cultures and locals come to learn Korean.


The Overseas Koreans Agency is celebrating its first anniversary. As the first Korean language school in Europe with a history of more than 50 years, we look forward to the interest and support of the OKA to ensure that the London Korean School will break away from freeloading and find its own home as befits Korea’s national character.


Dr. Miriam Chung, emeritus professor, University of Oxford (founder of London Korean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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