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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그의 가정 하나만이 아니라 마을 전체 모두가 온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전 세계 111개국에 있는 1천462개 주말 한국학교(한글학교)가 한인 차세대들에게 마을이 돼주고 있다.


주말 한국학교의 목표는 한국어 습득만이 아니다. 한인 차세대들의 전인적 성장과 한인 정체성 확립, 그리고 또래 집단과의 커뮤니티 형성을 통해 한국인의 민족적 긍지를 형성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필자가 교장으로 있는 다솜한국학교가 올해로 개교 20주년을 맞았다. 학교의 역사를 돌이켜보면서 21세기 4차산업 시대를 살아갈 한인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한국학교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를 생각해 봤다. 다솜한국학교는 그간 여러 면에서 성장과 발전을 거듭했고 학습자 구성과 교육 환경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학습자 구성이 다양해짐에 따라 교육목표와 내용, 그리고 교수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글만 교육하다가 한국 역사와 문화를 동포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연구해 가르쳤고, 이제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교육까지 하고 있다.


1903년 미주 한인의 공식 이민이 시작된 이후 120년이 지난 2023년 재외동포청의 재외동포 현황에 따르면, 미국에는 한인 동포 261만여명이 거주한다. 이는 전 세계 여러 나라 중 가장 많은 숫자다. 한글은 물론 K-팝부터 한국식 치킨, 김치 등 먹거리까지 K로 대표되는 한국 문화는 이제 미국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됐다. 한인들은 이제 자부심을 갖고 미국의 다양성에 기여하며 살아가고 있다. 미국에서 공식 지정된 미주 한인의 날, 한글날, 한복의 날, 김치의 날, 도산 안창호의 날, 직지의 날 등의 기념일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도 학생들의 13년 정규학교 교육과정에는 한국 역사와 문화, 미주 한인사가 거의 포함되지 않고 있다. 재미 한인 인구 전체의 약 1/3이 사는 캘리포니아주의 초·중·고교 교육과정에서 한국에 관한 내용은 한국전쟁과 일제 강점기 두 가지였다. 그러던 중 2016년에 한인 교육자들과 학부모들의 노력으로 일반사회 교육과정과 세계사 교과서에 한국 역사와 문화 내용을 다수 싣게 됐다. 2020년부터는 인종학 교육과정에 미주 한인사 추가되고 정규 고등학교 졸업을 위해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는 성과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동포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한국 역사와 문화, 미주 한인사 교육은 정규학교뿐 아니라 주말 한국학교에서도 가르쳐야 함을 강하게 느꼈다. 학생들이 주말 한국학교에서 이를 미리 배우면 정규학교에서는 타민족 친구들에게 배운 것을 자신 있게 나누며 리더십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과 반세기 만에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룩하고 문화강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 이야기, 소수민족으로 고난을 극복하며 미국과 한국을 위해서 기여한 미주 한인들의 이야기 등을 주말 한국학교가 앞으로 지속해 가르쳐서 학생들이 잘 기억하도록 해야 한다.


차세대 한인 학생들이 자기 뿌리에 관해 잘 알아야 역사의식과 한인으로서의 긍지를 가지며 공공외교에서도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도 기여하며 마침내 재외동포는 대한민국과 동반 성장하는 긴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한국어 습득을 넘어서 올바른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도 주말 한국학교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 기고자의 주장이나 의견은 재외동포청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Column



There is an African proverb that says, “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 This means that in order to raise a child well, not just one family but the entire village must work together. A total of 1,462 weekend Korean schools (Hangeul schools) in 111 countries around the world are becoming villages for the next generation of overseas Koreans. The goal of the Korean schools is not just teaching Korean language. It is also to foster the holistic growth of the next generation of overseas Koreans, establish their Korean identities and build Korean national pride in forming communities with their peer groups.


Dasom Korean School, where I am the principal, celebrates its 20th anniversary this year. As I looked back on the history of the school, I thought about what kind of Korean school would be essential for Korean students living in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era of the 21st century. Dasom Korean School has continued to grow and develop in many ways, and there have been significant changes in the composition of students and the educational environment.


As the composition of students has become more diverse, there have been many changes in educational goals, content and teaching methods. Having only taught Korean language, we studied how to teach Korean history and culture to suit the perspectives of overseas Korean students, and we are now even providing education to help them establish their identities as Korean Americans.


According to the OKA’s research, in 2023, 120 years after the official immigration of Koreans to the U.S. began in 1903, there are now about 2.61 million Koreans residing in the U.S. This is the largest number among other countries around the world. Korean culture, represented by K, from Hangeul to K-pop to food, such as Korean chicken and kimchi, has now become an essential part of American society. Koreans are now living with pride and contributing to the diversity of America. Memorial days officially designated in the U.S., such as Korean American Day, Hangeul Day, Hanbok Day, Kimchi Day, Dosan Ahn Chang-ho Day and Jikji Day, are also recognized for their value.


Despite this, the students’ 13-year regular school curriculum barely includes Korean history and culture or the history of Koreans in the Americas. In the elementary, middle and high school curricula of California, where about one-third of the total Korean American population lives, there were two types of content about Korea: the Korean War and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Meanwhile, in 2016, thanks to the efforts of Korean educators and parents, most of Korean history and culture were included in the general social studies curriculum and world history textbooks. Starting in 2020, Korean American history was added to the ethnic studies curriculum and was designated as a required subject for regular high school graduation.


In this process, I strongly felt that education on Korean history and culture and the history of Koreans in the Americas tailored to the needs of Korean students should be taught not only in regular schools but also in Korean schools. This is because if students learn this in advance at weekend Korean schools, they can confidently share what they have learned with their peers from other ethnic groups at regular schools and expand their leadership skills.


The stories of Korea, which achieved remarkable economic growth and democracy in just half a century and emerged as a cultural powerhouse, and the stories of Koreans in America who overcame hardships as a minority and contributed to the U.S. and Korea, must be taught by Korean schools to be remembered for the future.


Only when the next generation of Korean students knows their roots well can they have a sense of history, pride as Koreans and a greater voice in public diplomacy. Based on these capabilities, we will contribute to the peaceful unific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and ultimately, overseas Koreans will become essential partners that grow together with Korea. Beyond teaching the Korean language, Korean school is no longer an option but a necessity to establish a proper Korean identity overseas.


* The contributor's claims or opinions may differ from the position of the Overseas Koreans Ag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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