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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학

 

우리말배워봅시다

우리말배워봅시다


모 신문사에 연재되던 칼럼 중에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가 있었습니다. 이 칼럼의 제목을 보고 ‘뱉어라’가 맞는 것인지 아니면 ‘뱉아라’가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문의가 있었습니다. 한글 맞춤법을 보면, 어간 끝음절의 모음이 ‘ㅏ, ㅗ’와 같은 양성 모음일 때는 어미를 ‘~아’ 계열로 적고, 그 밖의 모음일 때에는 ‘~어’ 계열로 적도록 돼 있습니다. ‘뱉다’는 어간 끝음절의 모음이 ‘ㅏ’나 ‘ㅗ’가 아니기 때문에 마땅히 ‘뱉어라’라고 쓰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다른 모음의 경우는 별로 의문이 생기지 않는데 이상하게도 어간 끝음절의 모임이 ‘ㅐ’일 때는 ‘~아’를 써야 할지 아니면 ‘~어’를 써야 할지 혼동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ㅐ’가 비교적 밝은 음색이 나는 소리이기 때문에 ‘ㅏ’ 소리와 같은 양성 모음 계열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정리해 보면, 어간 끝음절의 모음이 ‘ㅏ, ㅗ’인 경우에만 어미를 ‘~아’ 계열로 적습니다.




셔츠 석 장을 한 세트로 묶어서 팔거나, 바지 두 장을 한 세트로 묶어서 팔 때, 이것을 ‘셔츠 세 벌’ 그리고 ‘바지 두 벌’ 등으로 설명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벌’ 이라는 말은 옷이나 그릇 같은 것이 짝을 이루거나, 여러 가지가 한데 모여서 갖추어진 한 덩이를 셀 때 사용하는 단위입니다. 그래서 양복바지와 윗도리로 짝을 이루는 것을 ‘양복 한 벌’ 이라고 하고, 숟가락과 젓가락을 합해서 ‘수저 한 벌’ 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므로 ‘셔츠 세 벌’ 이나 ‘바지 두 벌’ 이라는 말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셔츠 석 장’ 또는 ‘셔츠 석 점’, 그리고 ‘바지 두 장’ 또는 ‘바지 두 점’ 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은 표현입니다. 물건을 세는 단위에 ‘죽’ 이라는 것은 옷이나 그릇 등의 열 벌을 한 단위로 말하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버선이 생활필수품이어서 그랬는지 ‘신행에 버선 한 죽을 해갔다.’ 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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