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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조선족 70만 시대, 한국은 ‘제2의 고향’


주철기 이사장을 비롯한 재외동포재단 임직원들이 1월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를 돌며 타향에서 설 명절을 맞는 중국동포(조선족)들을 격려했다. 주철기 이사장, 김영근 사업이사, 한광수 기획실장, 이훈용 동포단체지원부장, 정지영 홍보조사부장 등은 이날 김성학 중국동포연합중앙회장의 안내를 받아 대림동 중앙시장을 방문해 조선족 상인들과 덕담을 나누며 타향살이의 고충을 위로했다. 조선족만 7만∼8만 명이 모여 살아 ‘조선족 타운’으로 부르는 대림동 한가운데 자리 잡은 중앙시장은 이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정보를 교환하는 애환이 깃든 곳으로, 이날 역시 명절을 보내기 위해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주 이사장은 가게 앞에서 즉석 메질로 인절미를 만들어 파는 조선족 상인에게 떡을 사면서 “추운데 고생이 많다. 명절이라 고향 생각 많이 날 텐데 기운을 내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또 시장을 둘러보며 만나는 상인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고 더욱 번창하라”고 격려하면서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열심히 살아가는 여러분의 모습에 감동하고 있다”고 용기를 줬다.


이날 재외동포재단 임직원들이 중앙시장을 찾은 것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조선족들을 한민족의 일원으로 끌어안기 위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 볼 수 있다. 김 이사는 “재한 조선족이 70만 명을 넘어서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데도 단순노무직 종사자나 불법체류자라는 인식에 머물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중앙시장의 점포는 대부분 조선족이 운영한다. 중국 한자로 쓰인 간판에다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중국 식자재, 옌볜(延邊) 사투리까지 뒤섞여 있는 시장은 흡사 중국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김성학 회장은 “다들 어렵게 살지만 그래도 대림동에서 가게를 가진 조선족은 어느 정도 ‘코리안 드림’을 이룬 사람들”이라며 “명절이면 타향 설움이 들기 마련인데 동포재단이 잊지 않고 찾아줘 고맙고 마음 든든하다”고 반겼다. 재외동포재단은 국내 체류 재외동포들이 일시 방문보다 장기 거주가 늘고 있고 내국인과 다른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올해부터 맞춤형 지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주 이사장은 “한민족이라는 소속감과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선은 현황을 파악한 후 차세대 육성부터 하나씩 지원을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재외동포재단 임직원은 설 명절 맞아 서울 대림동 ‘조선족 타운’을 위문 방문했다. 재한 조선족이 70만 명을 넘어서며 이전과 달리 한국에 정착하려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재단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자리잡은 조선족 동포가 한민족으로서 소속감과 자부심을 갖도록 맞춤형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금의환향서 한국 정착이 대세로

“한국서 돈 벌어 고향에 가겠다는 것이 과거 추세라면 한국 정착이 최근 추세다.”
중국 동포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다. 중국 동포 사회의 변화가 뚜렷하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 동포의 국내 유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사실상 세대 교체가 이뤄지면서 의식도 변했다. 중국 경제의 급성장에 따른 한중 교류 증가와 중국 관광객의 급증, 그리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중국 동포의 의식도 바뀌고 있다. 가장 큰 변화가 한국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살겠다는 중국 동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뜨내기 아닌 한국 사회의 주인이 되겠다는 의지를 품은 것이다. 서울 구로구 대림동은 물론 신림동, 신대방동, 자양동 건국대 주변, 그리고 경기도 수원역 부근, 성남 수진동, 안산 원곡동 등은 중국 동포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는 중국 동포 타운이라고 할 수 있다.


1999년 제정된 ‘재외동포의 출입국 및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외동포가 국민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부여받고 근로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을 계기로 중국 동포의 국내 유입이 활발해졌다. 특히 2007년 방문취업제로 자유로운 출입국이 가능해지자 중국 동포의 입국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중 간 소득 격차와 임금 차이가 중국 동포의 돈벌이 한국행을 부추겼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최근 통계를 보면 현재 외국인 신분의 중국 동포 수는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한 사람을 포함해서 7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눈에 띄는 건 돈벌이 후 귀국이 목적인 방문취업(H-2)은 갈수록 주는 추세라면 정착 목적의 재외동포(F-4), 영주자격(F-5) 등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동포인 김용선 한중무역협회장은 “한국 이주 1세대라고 할 노년층은 돈 벌고 고향으로 돌아간 경우가 많다면 젊은 층은 정착을 택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동포세계신문의 김용필 대표는 “2000년대 초반 한국에 유학와 한국어와 중국어가 능통한 30대와 40대의 창업이 부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구로동에서 재외동포 학교를 운영중인 문 민 어울림학교 교장은 “전체적으로 볼 때 조선족이 잘 적응하고 있고 한국의 주류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남한은 물론 북한도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조선족이 남북 화해 사업에 앞장서서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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