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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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학

 

문학의창

우선 멈추는 데 쓸지
  또 한 명 사망자가 늘었다

  시드니 날씨는 비가 오고 방금 어깨를 적신 뉴스
  죽음이 따라붙을까 실업이 옮겨 붙을까
  뒷걸음치는 이역만리

  하릴없이 묶여 있는 식당 문
  초만원 한글메뉴에 얹힌 영어발음과 살아온 땀
  세어보는 밥알 수가 그토록 일품이었다니
  시드니 날씨는 어제도 비 이럴 때 이 많은 하강이라니

  호주머니에 빗 다발 안은 포즈로 찾아 나선 센터링크*
  키가 한 뼘 줄어든 청년 등이 한 줌 굽은 중년
  사이에 생략된 모닝커피
  줄 밖에 서 있는데 어느새 거기도 줄이 되어버린
  줄 앞에 새우잠 쪼그리고 앉은 네가 있고
  줄 뒤에 내가 서 있다
  빤한 새벽
  센트럴 역 한복판에서 바삐 내리고 타는 사람들
  다 여기 서 있다

  센터링크는 아직 열릴 시간 아니고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지구 언저리
  햇살 한 자락 추임새로 넣어보지만
  고국과 이국이 다시 그 안과 밖에서 어느 곳이나
  들리는 건 침방울
  오전 중으로 접수창구에 다다를 수 있을지
  시비를 걸어보고 싶은

  폭우가 잠시 끊어졌다
  비의 뿌리에 섞여 무지갯빛 차례가 왔다면
  함께 살아갈 익명의 날들을 위해선 그 사이에

  오늘, 우리 앞에 놓인 2미터 거리가 있다는 것을
*사회복지 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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