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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광장

 

유공동포

MBC TV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2015년 9월 5일 광복 70주년 특집으로 ‘배달의 무도 시리즈-일본 우토로마을 편’을 방송했다. 이 특집은 평소보다 훨씬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우토로마을은 일본 교토(京都)부 우지(宇治)시 이세다초(伊勢田町)에 속하는 동네로, 일제강점기인 1940년대 교토 군 비행장을 짓는 공사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근로자 1천300여 명이 거주하면서 조성됐다. 일본이 패전한 뒤 비행장 건설이 중단되면서 조선인들은 실업자로 전락했고, 비참한 환경 속에서 힘겹게 살아야 했다.


당시 이곳을 찾은 출연진 유재석과 하하는 징용 1세대이자 최고령 우토로 주민인 강경남 할머니를 만나 “저희가 너무 늦게 왔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사죄하며 고개를 숙였다. 9살에 일본으로 건너와 평생을 차별과 박해 속에 살아온 할머니의 사연이 소개되자 제작진 모두 눈물을 쏟았고, 시청자들도 함께 울었다.


5년 전 안방극장에 감동을 선사한 ‘우토로마을의 산 증인’ 강경남 할머니가 11월 21일 별세했다. 장례식은 24일 가족장으로 치러졌으나 고인이 살던 집에 빈소를 마련해 49재 때까지 조문을 받고 있다. 오태규 오사카총영사도 25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를 유족에게 전달했다.


  1925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먼저 일본으로 건너간 아버지를 따라 1934년 어머니와 함께 오사카(大阪)로 이주했다. 1943년 결혼한 뒤 이듬해 미군의 공습이 본격화하자 남편과 우토로마을로 옮겨 살았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찻잎 따기, 고철 모으기, 청소 일 등을 닥치는 대로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우토로마을은 상·하수도 시설이 없고 비만 오면 침수되는 낙후한 환경이었지만, 동포들은 학교를 세우고 민족 명절을 쇠며 우리말과 문화를 지키려 노력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학교를 폐쇄하는 등 동포들을 핍박했고, 1987년에는 몰래 매각을 추진해 동포들이 강제 퇴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고인은 마을 주민과 힘을 합쳐 우토로마을 지키기에 나섰다. 한복을 입고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철거반원들을 태운 차량이 오자 마을 입구에 누워 “나를 깔아 죽이고 가라”고 외쳤다. 오사카, 교토, 나고야(名古屋) 등 주요 도시를 돌며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사연이 알려지자 일본과 모국의 동포들이 지원과 연대에 나섰다. 잇따른 법정 다툼 끝에 해결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독지가들이 성금을 모아 우토로마을에 전달했다. 이 성금으로 2011년 땅을 구입해 2018년 150여 명의 주민이 이주했다. 마을 옛 모습은 사라졌으나 바로 옆에 우토로평화기념관을 건립할 예정이며, 이곳에 전시할 기록물들을 수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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