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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통신원

미국 버지니아주 폴스처치 교육위원회는 지난 10월 학생·교직원과 지역 주민 등 약 3천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토머스 제퍼슨과 조지 메이슨 이름을 딴 학교 명칭을 바꾸는 것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것이었다.


미국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제퍼슨은 3대 대통령이다. 메이슨은 버지니아 권리장전을 쓰고 버지니아 식민지의회 대표를 지냈다. 둘 다 미국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흑인 노예를 부린 지도자라는 멍에를 쓰고 있다.


교명 변경 추진은 지난 5월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흑인 남성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인종차별 철폐운동의 여파였다. 설문조사 결과 56%가 교명 변경에 찬성했다. 일부 학생은 노예 소유주 이름을 딴 학교에 가는 게 불편하고 소외감이 들게 한다고 답했다. “당시엔 노예 소유가 일반적이었기에 명칭을 바꿔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폴스처치 교육위는 12월 8일 만장일치로 토머스 제퍼슨 초등학교와 조지 메이슨 고등학교 이름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그레그 앤더슨 교육위원장은 “많은 학생, 학부모, 직원, 지역 주민이 제기한 견해와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학교는 모든 학생과 직원, 지역 주민이 지지를 받고 영감을 얻는다고 느끼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 사회는 인종차별과 관련된 과거 흔적을 조용히 지워나가고 있다.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지난해 붉은 인디언(원주민) 추장 얼굴을 형상화한 마스코트를 없앤 데 이어 팀명도 바꾸기로 했다.

  12월 8일과 11일 연방 하원과 상원은 국방수권법안을 압도적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도 공화당이 찬성했다. 이 법안에는 남부연합 장군 이름을 딴 군사시설 명칭을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남부연합은 남북전쟁 때 노예제를 옹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인선 작업도 주목할 만하다. 거의 백인 일색이던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을 주요 직위에 포진시키고 있다. 4성 장군 출신의 흑인 로이드 오스틴 전 중부사령관을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국방부 장관에 지명했고, 흑인 여성인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국내 정책 현안 최고 조정자인 국내정책위원장으로 내정했다.

  흑인 여성인 외교관 출신의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와 마르시아 퍼지 하원의원은 각각 유엔주재 대사와 주택·도시개발장관에 낙점됐다.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라틴계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을 앉히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영향력을 지닌 흑인 여성 1천여 명은 12월 7일 공개서한을 통해 “흑인 여성과 흑인 미국인이 바이든 당선의 핵심이었듯이 우리는 차기 행정부의 성공과 비전 구현의 열쇠”라며 “우리 공동체는 그런 우리의 중요성을 인정해 요직에 반영되는 것을 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헌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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