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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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고등학교 검정 한국사 교과서에 나타난 재외동포 관련 대목의 요지는 대략 다음과 같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본거지에서의 추방이나 기약 없는 민족의 이산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조선 후기에 시작된 한국인의 국외 이주는 일제 강점기에 더욱 확산되었다. 생존을 위해 떠난 사람도 있었고, 항일 투쟁을 목적으로 삼은 사람도 있었으며, 강제로 이주당한 사람들도 있었다. 6·25전쟁 이후에는 미국과 캐나다로의 이주가 늘었고, 1960년대 이후에는 정착을 목적으로 한 이민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해외로 떠난 사람들이 한인 사회를 형성하여 현재 700만 명 이상의 재외동포가 지구촌 세계에 살고 있다.’(해냄에듀 출판사 발행. 2015 한국사 교과서. 195쪽).


교과서에 구체적으로 기술된 것은 주로 간도, 만주, 연해주, 하와이, 일본, 멕시코 등 다양한 지역으로의 이주과정이다. 독립운동과 연계된 사례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이점이기는 하지만 재외동포 전체상을 이해하도록 하기에는 부족한 분량과 내용임에 틀림없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역량 중심 교육과정이라고 한다. 2015 개정 역사과 핵심역량 중에서 재외동포의 이주 역사와 문제점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영역과 관련되는 역량은 ‘역사정보 활용 및 의사소통’과 ‘정체성과 상호 존중’이다. 그 중에서도 재외동포와 관련된 내용은 정체성과 상호 존중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한반도를 벗어난 지역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어떻게 하여 이주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사건과 고통을 이해하도록 하고, 그렇게 하여 현재 750만 명에 달하는 재외동포 사회(2019년 외교부 통계)의 형성과정과 현재 상황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은 새로운 세대를 향한 역사교육의 가장 근본이 되는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재외동포에 대한 기술은 조선 말과 일제 강점기의 중요한 사건들을 중심으로만 단편적으로 다루어지고 있어 재외동포에 대한 올바른 관점과 태도가 무엇이 되어야 하며, 해결해야 할 과제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부분이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지구촌 시대, 세계화, 다문화사회 등으로의 변화는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한민족의 세계화에 대해서는 매우 협소한 지식과 관점만을 다루고 있는 현재의 교육상황은 다소 아쉬움을 주고 있다. 정체성과 상호 존중을 위해서는 재외동포 관련 기술이 좀 더 깊이 있는 구성과 총체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으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은 2022년 교육과정 개정 단계에서 고려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재외동포재단과 협력관계를 새롭게 하고 있다. 우리 재외동포의 고난과 영광의 역사를 교육 내용에 포함시키고,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새로운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조직에 협업을 할 필요가 있다. 재외동포에 대한 내용이 역사 교과서에만 한정될 필요는 없다. 주제 중심, 탐구 중심 교육의 내용으로 학교 현장에서 재구성되도록 다양한 교육 자료가 개발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외동포 관련 교육 자료를 수집 정리하고 학교 현장에 제공할 수 있는 노력도 함께 경주해야만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한류 문화와 K-방역으로 우리의 세계적 위상은 그전과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기운을 받아 외국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역동적인 삶의 기록과 경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교육적 자원으로 활용한다면 더없이 좋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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