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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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우리말로 제작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네 개 부문의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9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의 영화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은 영화사를 넘어 문화사에 남을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상식 생중계 방송을 보면서 ‘한국(Korea)’이라는 말이 터져 나올 때마다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문화강국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했으며 또 자부심으로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방탄소년단은 우리말로 지은 노래로 활동하여 2019년 빌보드 최고그룹상을 받았습니다. 가까이는 동아시아부터 멀게는 지구 반대편 미주대륙까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우리 예술가들의 활약을 볼 수 있고, 한국 대중가요를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인과 한국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시대가 바로 지금입니다.


21세기 한국의 세계화, 한국문화의 세계화는 하루아침에 나타난 현상이 아닙니다. 이는 19세기 말부터 전 세계로 뻗어나가 곳곳에 정착한 우리 재외동포들의 이주(코리안 디아스포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각지의 재외동포들은 한류의 전파와 홍보의 선구자로서, 짧게는 1세대, 길게는 5세대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지에 거주하며 우리의 음식과 풍습을 현지 문화와 결합하고 융합하여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현지인들은 오래 전부터 재외동포와 함께 어울리고 생활하면서 한국문화를 접하고 한국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갖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동포들의 이주가 시작된 지 100여 년이 흐른 지금, 내국민들과의 교류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재외동포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재외동포와 교류하고 또 그분들이 간직해온 옛 문화를 공유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같은 뿌리, 같은 문화, 같은 언어를 쓰고 있다는 것만큼 내외동포들을 끈끈하게 묶어주는 매개체는 없을 것입니다.


먼저, 한국문화의 핵심이며 근간인 한국어 교육을 통해 재외동포들이 모국어를 잃어버리지 않고 지켜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어가 익숙지 않은 4, 5세대 동포들을 위해 유년기부터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교재를 개발하여 배포하고 있으며, 국내 및 재외의 한국어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한국어 교육기관에서 실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 세계 60개국에서 180여 개소의 세종학당을 운영하고, 약 1,800개소의 한글학교에서 동포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또한 재외동포들의 생활사를 기록하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한인 이주 역사가 100년에 이르면서, 이국땅에 처음 발을 디뎠던 1세대 재외동포들의 발자취와 생활문화를 알려주는 소중한 기록과 자료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1990년대부터 세계 각지에 전문가를 파견하여 재외동포들의 생활사를 조사·연구하고 있으며,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그분들의 생활문화를 알리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생활문화 연구자가 중앙아시아 재외동포들의 실제 생활현장에서 동포들과 함께 각종 자료와 유산을 수집하여, 우리 문화가 현지 문화와 융합하여 다채롭게 발전한 모습을 연구하기도 합니다.


750만 재외동포는 우리 문화를 현지에 알리는 민간 외교관으로서, 한국문화가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뻗어나가는 21세기에 우리나라와 세계가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재외동포들과 함께 전 세계 곳곳에서 우리의 말과 전통문화를 간직하고 동시에 현지 문화와 접목하여 더욱 발전시킴으로써, 우리 문화는 물론 세계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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