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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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750만 시대’를 맞았다. 한민족 역량을 세계 곳곳에서 꽃피우고 있다는 뿌듯한 자부심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이민 역사가 깊어지면서 1세대에서 1.5세대, 2세대를 넘어, 지역에 따라서는 3세대와 4세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들 차세대를 어떻게 육성하고 한민족 정체성을 유지할 것인지가 동포사회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또 한편으로 재외동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내국인의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해법을 논의해보기 위한 토론 자리가 마련됐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한우성)은 12월 5~6일 제주 본사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재외동포재단 미래발전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했다. 재외동포재단 전·현 이사장과 실무 책임자를 비롯해 학계, 교육계, 언론계, 시민단체에서 35명이 참석했다.



한우성 이사장 “재외동포 교육문화센터 건립계획, 진도 많이 나가”


  영국과 일본 대사를 역임한 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는 개회식 축사에서 “재외동포 규모가 인구비례로 보면 세계 3위로 대단히 큰 국가 자원이지만 생각해볼 문제도 있다”면서 “국어(한글) 보급이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2세, 3세에 이르러 국어를 망각하는 사례가 있다. 언어를 모르면 민족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라 교수는 동포사회에 대해 “본국의 정치적 간격(갈등)을 그대로 재생하는 것은 유감스럽다. 민족 공동의식을 갖고 정치문제를 극복 초월하는 생각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학교 국정 및 검인정 교과서 105권을 조사한 결과 재외동포라는 말이 단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고 중·고교도 별로 다르지 않다. 우리 헌법에도 재외동포라는 말이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다”며 “헌법 제2조와 교과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에 재외동포를 언급하는 문제는 다음 개헌 논의가 있을 때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이사장은 “제주 서귀포에 있는 동포재단 본사와 서울을 오가려면 한나절이 걸린다”며 애로를 피력하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서울에 들어설 ‘재외동포 교육문화센터’ 건립계획에 기대를 표시했다. 한 이사장은 “재외동포 교육문화센터 건립은 진도가 많이 나가 있다. 서울시와 얘기가 잘되어 2023년 완공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예산은 300억 원 정도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조정남 고려대 명예교수 겸 한국민족연구원 원장은 “소련과 달리 중국이 민족정책에 성공해 살아남은 이유는 진정한 민족 통합을 위해서는 민족의 개별성에 의존하는 방책을 썼기 때문”이라며 “효과적인 대외동포 정책은 ‘현지중심주의’여야 하며 그 땅(이주한 나라)에 뿌리를 내리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동포에 대한 정책도 다문화적인 공생의 원리를 적용해야 하며 너무 직접적으로 ‘한국인화(化), 한국화해라’하는 정책은 역효과가 난다. 한국에 살면서도 이들이 개별성 독특성을 갖고 있어야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개봉한 쿠바 한인을 다룬 다큐 영화 ‘헤로니모’를 제작해 주목받고 있는 변호사 출신 재미동포 전후석 감독은 재외동포 차세대에 관한 주제 발표에서 자신을 재외동포이자 차세대라고 소개하면서 “재외동포재단에서 주최하는 차세대 리더 대회(세계한인차세대대회)에 두 번 참가했는데 그때마다 인생이 바뀌는 체험을 했다. 차세대들이 정말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외동포 내용 교과서에 포함시키더라도 재미있어야…”


   ‘한국교육과 재외동포’란 제목으로 주제 발표에 나선 박도순 고려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는 고교 학점제 시행에 맞춰 학점 교류 확대, 내년 총선을 계기로 재외동포에 관련된 교육 활동의 공약화 등을 제안했다. 교과서에 재외동포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는 것 못지않게 내용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주제 발표에 이어 ‘재외동포 차세대 육성’과 ‘내국민 인식 제고’로 나눠 분과 토론이 있었고 다음 날인 12월 6일에는 서귀포에 있는 재외동포재단 자료실로 장소를 옮겨 종합토론과 자유토론 시간을 가졌다. 유현경 교수(연세대 국어국문학과)는 “제3세계 국가에서 온 유학생을 적대시하거나 무시한다”고 교육현장의 실상을 전하면서 “초등학교때 동포에 대한 인식이나 외국인에 대한 태도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휘탁 한경대 교수는 “이런 자리에 외교부, 법무부, 국정원 관계자들이 같이 나와 재외동포 현안을 논의해야지 실질적 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말했다.

  임채완 (사)재외동포연구원 원장은 “재외동포재단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세계한민족공동체 구현의 중요성에 비해 예산(연간 655억 원)과 사업규모가 미약하다“고 예산 증액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밖에 ”재외동포정책연구소를 만들자”(홍면기 동북아역사재단 전 책임연구원), “외교부로 부터 독립한 동포청 설립이 필요하다“(김승력 고려인센터 ‘비르’ 대표)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1분과 좌장인 백영옥 명지대 명예교수는 분과토론회에서 한글교육과 관련해 정부 내 재외동포 유관기관 간에 중복 예산 낭비 지적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백 교수는 “재외동포 문학 심사의 카테고리를 아동들도 참여하게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동포 출신 영화감독이 많은데, 그분들의 영화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분과 좌장인 김경근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재외동포에 대한 내국인 인식 제고와 관련해 지도자의 인식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하고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력부족 대응책으로 재외동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토론회에서 나왔는데 병역 문제를 포함해 장기적으로 검토할 사안” 이라고 정리했다.

  종합토론의 좌장을 맡은 이광형 서울대 재외동포교육지원연구센터 자문위원장은 “재외동포에 관한 내용은 교육과정에 넣어야 하고, 인정 교과서는 교육감의 의지가 있으면 된다. 쉽게 접근해야 한다. 재외동포가 있는 곳은 경제영토이자 문화영토이다. 교육과정에 꼭 넣어서 학교에 전파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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