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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통신원

100년 전 프랑스로 이주해 1차대전 전후복구 노동으로 생계를 꾸리면서도 임시정부를 도운 한인 1세대와 그 후손들의 이야기가 스크린으로 옮겨져 프랑스의 국제 영화제에 출품됐다. 재불 동포 다큐멘터리 제작자 김효찬 감독이 연출한 ‘쉬프와 한국인의 기억들’(Suippes et ses memoires coreennes)이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열리고 있는 제7회 전쟁영화제(War on screen)의 특별세션에 공식 초청된 것이다.


1시간 분량의 ‘쉬프와 한국인의 기억들’은 1919년 프랑스 중부 쉬프에 이주한 한국인 1세대 한인 노동자들의 자손인 세 가족을 통해 일제 강점기 한인의 이주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로서, 10월 4일 저녁 샹파뉴 지방의 소도시 쉬프에서 시사회가 열렸다. 이 작품은 올해 광복절에 독립운동 공적이 공식 인정돼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 재불 독립운동가 홍재하(1898∼1960) 선생의 차남 장자크 홍푸안 씨의 사연과 함께, 재불 한인 1세대 이용제 선생과 그 후손들의 가족사, 쉬프에서 한인들이 살던 마을을 찾아가는 여정 등의 이야기를 다뤘다.


  프랑스 한인 1세대는 1919년 3·1 운동을 전후로 일제의 압제를 피해 만주와 연해주, 북해를 거쳐 영국 에든버러까지 흘러들어 갔다가,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서기장 황기환의 끈질긴 노력 끝에 프랑스로 들어온 재불동포 1세대 37명이다.

  이들은 1차대전 당시 독일과 영·불 연합군의 격전이 벌어진 마른 지방의 쉬프에서 시신 안치와 전사자 묘지 조성 등 고된 노동으로 생계를 꾸리면서도, 십시일반(十匙一飯) 돈을 모아 임시정부 파리위원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1920년 3월 1일에는 쉬프에서 3·1운동 1주년 기념식을 열기도 했다.

  프랑스 한인 1세대의 이야기는 재불 독립운동사 연구자 이장규 씨(파리 7대학 박사과정)와 한불 독립운동사학회 ‘리베르타스’(회장 마리 오랑주 리베라산 파리 7대학 교수)의 연구로 작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홍재하 선생의 차남 장자크 씨의 사연과 그가 소장해온 임시정부 관련 자료들은 재불동포 김성영·송은혜 씨 부부의 도움으로 한국의 학계에서 활발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김 감독은 끈질긴 현장 취재를 통해 숨겨진 이야기들을 발굴해 카메라에 담아냄으로써 의미를 더했다.

  ‘쉬프와 한국인의 기억들’은 샹파뉴 전쟁영화제의 특별세션 부문에 출품됐다. 특별세션에는 ‘반지의 제왕’을 연출한 거장 피터 잭슨 감독의 1차대전 다큐 ‘그들은 늙지 않을 것이다’(They Shall Not Grow Old)도 초청됐다. 전쟁영화제는 1차대전의 격전지였던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2013년 출범한 국제 영화제로, 전쟁과 역사, 분쟁 이슈를 다룬 영화와 다큐의 축제 한마당이다. 매년 100여 편의 영화와 다큐가 초청돼, 영화와 전쟁을 주제로 한 세미나와 함께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는 장(場)으로 자리 잡았다.

  김효찬 감독은 “쉬프의 한인들은 가족이 제일 먼저였다. 특히 엄격한 듯하면서도 한없이 자상한 한국의 아버지들이 담겨 있다.”면서 “모두 눈을 감는 순간까지 돌아가지 못한 고국을 그리워했던 애달픈 디아스포라를 다큐에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김용래 연합뉴스 파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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