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오클랜드 한인회장에 취임한 변경숙(67) 씨는 뉴질랜드 한인사회의 ‘살아있는 역사’로 통한다. 1980년 이곳에 정착해 40년간 뉴질랜드 공공기관에서 한국인을 위한 각종 통역을 제공했고 한인들에게 어려움이 생기면 달려가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그가 뉴질랜드에 온 1980년은 뉴질랜드 내 한인 정식 이민이 시작된 첫해였다. 영국계 뉴질랜드인과 결혼해 3남 1녀를 키우며 남편과 함께 뉴질랜드 한인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2005년 뉴질랜드 정부가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영국여왕공로훈장’(Queen’s Service Medal)을 수여하기도 했다. 현재 뉴질랜드에는 약 3만 명의 한인 동포가 살고 있는데 이 중 80%는 오클랜드에 있다. 오클랜드 한인들의 절반 이상은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이나 각 업종의 중간관리자(Manager)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차분한 오클랜드 한인사회에 최근 큰 경사가 하나 생겼다. 지난해 오클랜드 한인회가 진행한 ‘동해 찾기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동해 찾기 캠페인은 지난해 10월 17일 한 동포가 오클랜드 전쟁 기념박물관에 있는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됐다는 사실을 오클랜드 한인회에 알려온 직후부터 시작됐다.
오클랜드 한인회와 주 오클랜드 대한민국 분관은 다음 날 바로 박물관 담당자에게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해역을 일본해 대신 ‘동해 / 일본해’(East of Sea / Sea of Japan)로 병기해달라고 메일을 보냈다. 10월 말부터는 오클랜드 한인회가 앞장서 뉴질랜드 전 동포를 대상으로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변 회장은 “전쟁 기념박물관 담당자들이 관련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키위(뉴질랜드 현지인을 일컫는 말)들은 합리적이라 제도와 절차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잘못을 바로 인정하고 수정한다. 이 때문에 동해 병기도 빠르게 일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40일간 진행된 동해 찾기 캠페인은 뉴질랜드 모든 한인 동포가 이뤄낸 성과”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