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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학

 

우리말배워봅시다

우리말배워봅시다


오랫동안 서로 소식이 끊겼다가 다시 만날 때 ‘그간 격조했습니다’라고 할 때도 있고, 또 ‘그간 적조했습니다’라고 할 때도 있습니다. 이 두 표현 중에서 어느 것이 올바른 표현일까요? 먼저 ‘격조(隔阻)’를 생각해보면, 이것은 한자의 ‘사이 뜰 격(隔)’자와 ‘막힐 조(阻)’자가 합해진 말로,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 통하지 못한다는 뜻이 있어서 오랫동안 서로 소식이 막힌다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자주 쓰는 표현 가운데 그리 오래지 않은 동안에 아주 바뀌어서 딴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을 가리켜 말하는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때도 바로 이 ‘사이 뜰 격(隔)’자를 써서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적조(積阻)’라는 말은 한자의 ‘쌓을 적(積)’자와 ‘막힐 조(阻)’자를 쓰는데, 이것 역시 오랫동안 서로 소식이 막힌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오래간만에 만나서 인사할 때, ‘그간 격조했습니다’라고 해도 되고, ‘그간 적조했습니다’라고 해도 같은 뜻이 되기 때문에 어느 표현을 쓰셔도 맞습니다.



흔히 냉면집에 가서 물냉면이나 비빔냉면을 시켜 먹으면서 좀 더 먹고 싶을 때, 냉면 한 그릇을 더 시키지 않고 면만을 시킬 때가 있습니다. 이때 ‘냉면 사리를 갖다 달라’고 말하는데, 이 ‘사리’라는 말을 일본어로 알고 있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그러나 ‘사리’라는 말은 순수한 우리말입니다.


이 ‘사리’는 원래 ‘사리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사리다’란 말은 ‘국수나 새끼같이 긴 물건을 헝클어지지 않게 빙빙 둘러서 동그랗게 포개어 감는다’는 뜻이 있습니다. 또한, 어떤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살살 피하며 몸을 아낄 때 ‘몸을 사린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국수나 새끼 또는 실 감은 것을 흩어지지 않도록 동그랗게 포개어 감은 뭉치를 뜻하는 말이 바로 ‘사리’입니다. 그래서 ‘국수 사리’라든가 ‘냉면 사리’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리’라는 말은 동그랗게 포개어 감은 그 뭉치를 세는 단위로도 쓰이기 때문에 ‘국수 한 사리’ 또는 ‘냉면 한 사리’와 같이 말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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