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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학

 

동포문학


내가 다니는 중국 학교에서 제일 친한 친구는 중국 아이 제니퍼이다. 지난 토요일, 나는 그 아이의 집에서 하는 파자마파티에 초대되었다. 같이 모인 반 친구들과 함께 우리는 먼저 노래방에 갔다. 중국어 노래와 팝송인 영어 노래도 불렀지만, 중국 아이들에게도 유명한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 노래를 부를 땐 중국과 대만, 일본 아이들도 다 따라 불러서 한국인인 내 어깨가 으쓱해졌다.


노래방에서 열심히 놀고 우리는 제니퍼의 집에 갔다. 제니퍼 아버지는 직업이 요리사이셔서 아주 풍성한 저녁밥을 준비해 주셨다.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중국에 와서 계속 살아온 나는 우리 엄마도 못 드시는 중국 ‘향채(고수)’라는 채소도 잘 먹고, 여러 가지 특이한 중국음식을 많이 먹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친구의 집에서 평소 집에서 보지 못한 세 가지 고기를 먹어 보았다. 고기를 잘 먹는 나는 세 접시의 고기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


한 그릇을 뚝딱 먹은 후 부른 배를 만지면서 ‘이게 무슨 고기이냐?’고 여쭤봤더니, 제니퍼 아버지가 웃으시면서 대답하셨다.


“이건 토끼 머리, 이건 오리 목, 그리고 이건 개구리야.”


난 순간 당황했다. 내가 그런 걸 먹었다니! 제니퍼 아버지는 이건 중국식 요리 중에서도 제일 맛있는 거라고 하시며 제니퍼 가족이 즐겨 먹는 요리라고 하셨다. 나는 침을 크게 꿀꺽 삼키고 진정했다. 그때 머리에 떠오르는 말은 딱 한 줄이었다. ‘와, 중국 사람은 책상과 비행기 빼고는 다 먹는다더니, 정말 대단하다.’


먹은 후 나는 우리 집에서 하던 대로 샤워를 했다. 아주 시원하게 물로 씻은 후 제니퍼에게 물었다.


“너는 목욕 안 해?”


“난 어제 머리 감았어, 보통 3일에 한 번 머리 감아.”


나의 의아한 표정을 본 친구는 할머니가 해주신 이야기를 해주었다. 중국집은 겨울에도 추우므로 목욕을 하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었고, 물값도 아주 비쌌기 때문에 자주 목욕하는 것은 습관이 되지 않은 일이라고 하였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종종 중국사람들에게 났던 냄새에 대해 그제야 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제니퍼 아버지는 우리를 이른 아침 6시에 깨우셨다. 보통 일요일에 늦잠을 자는 나는 왜 이렇게 일찍 깨우시느냐고 했더니, 제니퍼 아빠가 아침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하시며, 어린이도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니 빨리빨리 일어나라고 하셨다. 나는 ‘빨리빨리’는 한국사람이 주로 하는 말이라고 이야기했더니 제니퍼의 가족들은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한국어 단어 빨리빨리, 오빠, 그리고 강남스타일은 안다고 해서 한참을 웃었다.


운동을 다 한 다음에 제니퍼 아버지는 시장에 가셨다. 금방 돌아오시자마자 ‘밥 먹자’라고 하셔서,


“어떻게 아직 요리를 안 했는데 밥을 먹어요?”


하고 여쭤보니 제니퍼 아빠가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다.


“어제저녁에 죽은 다 끓여놨고, 시장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전병과 전병소스, 두유를 사 왔단다.” 하셨다. 우리 집은 아침으로 보통 엄마가 만드신 밥이랑 국, 김치를 먹는다. 하지만 중국사람은 죽이나 전병을 아침으로 먹는다. 전병을 전병소스에 발라먹으니 맛있었다. 그런데 죽을 먹으려고 하니 제니퍼 엄마가 젓가락을 주셨다. 제니퍼네 가족은 죽그릇을 들어서 입에 대고 젓가락을 이용해서 죽을 먹었다. 나는 ‘어떻게 젓가락으로 죽을 먹지?’라고 생각했지만, 제니퍼네 가족을 따라서 먹었다. 친구의 가족들이 하는 행동을 같이 해보는 것이 내가 중국 친구 집에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침을 다 먹은 후 제니퍼네 가족은 ‘꺼억’하면서 큰소리로 트림을 했다. 우리 집에서 그렇게 하면 예의 없다고 엄마가 뭐라고 하시지만, 평소 학교에서도 많은 친구가 트림을 하므로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나는 밥을 다 먹은 후, 좀 짜서 물을 마시려고 했는데 제니퍼가 안 된다고 하였다. ‘왜?’라고 물으니, 중국에서는 밥을 다 먹고 바로 물을 마시면 소화가 잘 안 되고 배가 아파진다고 어려서부터 배웠기 때문에 조금 참고 30분 정도 후에 마시라고 하였다.


한국에서는 밥을 먹고 트림을 하는 것은 좋지 않은 버릇이라고들 하지만, 유럽에서는 트림은 괜찮게 생각하나 우리 한국 사람이 잘하는 재채기는 좋은 버릇이 아니라고 해서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전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나라마다 사는 모습이 다 다르니 그 나라 사람들의 행동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이 외국 친구들을 사귀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중국학교의 반 아이들과 있으면 나를 중국아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다. 10년이 넘게 살다 보니 중국, 특히 상하이는 나에게 낯설지 않은 곳이다. 한국과 비슷해 보이지만 많이 다른 중국생활, 정말 특이하면서 신기한 경험을 하며 나는 하루하루 재미있는 중국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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