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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공감



고대 가락국 김수로왕의 비(妃) 허왕후가 한국·인도 교류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다. 신남방정책과 신동방정책을 통해 관계 업그레이드를 모색하는 한국과 인도가 2천 년 전 인물인 허왕후를 양국 우호의 상징적 접점으로 삼는 분위기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1월 5일 인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한 면담에서 “허왕후 기념공원은 2천 년 간 이어온 양국 관계가 복원되고 전 세계에 그 깊은 관계를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차세대에도 양국 관계의 연속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가 다음날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州) 아요디아의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에 참석하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앞서 모디 총리는 7월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 때 디왈리 축제와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에 고위급 대표단 파견을 요청했다. 이에 한국 정부가 화답하면서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을 결정했다.


인도 정부는 허왕후 기념공원 사업을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애초 신규 기념공원 부지는 허왕후 기념비가 자리 잡고 있던 기존 2천430m2 규모의 작은 공원 부지에서 400∼500m 떨어진 곳에 마련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이 결정되자 신규 공원은 기존 부지 바로 옆 훨씬 나은 입지로 불과 며칠 만에 재조정됐다. 서류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리기로 유명한 인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이 신규 부지 규모도 애초 계획된 1만m2에서 1만2천776m2로 크게 늘었다.


‘삼국유사-가락국기’에 따르면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은 서기 48년 16세의 나이에 인도에서 바닷길을 건너가 김해 김 씨의 시조인 가락국 김수로왕과 결혼했다. 김수로왕과 허왕후는 슬하에 10남 2녀를 뒀고 아들 두 명은 어머니의 성을 이어받았다. 이에 허왕후는 김해 허 씨의 시조가 됐다. 아유타국 위치는 지금의 아요디아 일대로 추정된다고 국내 일부 학자들은 주장한다.


다만, 역사적 고증 작업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설화 속 인물’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학계의 우려도 있다. 이광수 부산외대 교수는 그의 저서 ‘인도에서 온 허왕후, 그 만들어진 신화’에서 허왕후가 인도에서 건너왔다는 이야기는 후대에서 창조된 허구라며 “불교가 융성했던 고려 시대에 김수로의 탄생 신화를 더욱 극적으로 꾸미기 위해 허왕후 이야기에 인도를 의미하는 아유타국을 집어넣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부 학자는 허왕후가 인도가 아니라 중국이나 태국 등 동남아에서 건너왔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기념공원 착공과 허왕후의 실존 여부 증명은 분리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기존 역사 기록을 토대로 인도와 교류할 수 있는 상징적 계기를 마련하는 데 의의를 두자는 것이다.


김 여사와 함께 인도를 방문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삼국유사라는 우리나라 문헌에 기록으로 남아있는 사안을 토대로 양국이 교류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다만 이 이야기에 대한 구체적인 고증은 후대 역사학자들이 맡아서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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