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수단(South Sudan)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선종한 이태석(1962~2010) 신부의 삶이 내년부터 교과서를 통해 남수단 학생들을 찾아간다. 남수단 교육부는 지난 9월 이태석 신부의 삶과 업적을 담은 교과서를 발간했고 이 교과서들을 내년 2월 새 학기에 맞춰 일선 학교에 보급할 예정이라고 남수단 한인회가 11월 15일 밝혔다. 이태석 신부를 조명한 내용은 남수단 고등학교 시민생활 교과서에 2페이지에 걸쳐 실렸고,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는 3페이지에 걸쳐 다뤘다. 두 교과서는 이 신부가 태어났을 때부터 학창 시절, 남수단에 오게 된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또 고인이 청진기를 들고 남수단 어린이들을 진찰하는 장면 등 사진 여러 장을 수록했다. 암 투병 중에도 병상에서 웃음을 잃지 않았던 모습도 교과서에서 볼 수 있다.
현지 언론은 남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외국인이 교과서에 소개되기는 이 신부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 신부가 베푼 사랑을 남수단 정부가 얼마나 고맙게 생각하는지 그대로 엿볼 수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는 “인종·종교적 분쟁이 남수단인 약 200만 명을 숨지게 했지만, 그는 도움이 필요한 어떤 이들의 고통도 덜어줬다”며 이 신부가 가톨릭 신자, 기독교도, 이슬람교도 등을 가리지 않고 치료했다고 칭찬했다. 고등학교 교과서도 이 신부가 남수단의 열악한 지역인 톤즈 주민을 위해 헌신했다며 그가 남수단 국민은 물론 전 세계에 영웅(hero)으로 남아있다고 적었다. 남수단 교육부는 2015년부터 이 신부를 교과서에 수록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