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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소식

 

고향의맛멋

젓갈은 잃었던 입맛도 되찾게 하는 신통력을 지녔다. 따끈한 쌀밥에 속 깊은 젓갈을 살짝 얹어 먹으면 말 그대로 천하의 별미다. 대표적 젓갈 고장인 충남 논산의 강경 땅에 가면 젓갈의 오묘한 맛을 푸짐한 식사로 만끽할 수 있다. 바로 ‘강경젓갈정식’ 이다.


서쪽으로 금강을 끼고 있는 강경은 지난해 기준 인구가 9천여 명에 이를 정도로 자그마한 읍소재지다. 하지만 젓갈에 관해서는 전국 유통량의 60%가량을 차지한다. 예전보다 그 수가 많이 줄어든 지금도 염천리와 태평리, 대흥리를 중심으로 120여 개의 젓갈상회가 성업 중이다. 특히 가을철이 되면 전국에서 몰려든 젓갈 구매자들로 상회와 식당마다 연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트릴 수 없는 대표 반찬이라면 역시 김치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이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바로 젓갈이다. 채소 의존도가 높은 농경 문화권에서는 나트륨 결핍 가능성이 컸는데 젓갈 섭취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영양과 함께 식욕 증진도 꾀했다. 젓갈은 대표적 발효식품이다.


강경젓갈정식을 주문하면 일곱 가지의 젓갈과 함께 열다섯 가지의 반찬이 아기자기하게 놓인다. 여기에 밥과 국, 배추쌈이 추가된다. 단연 돋보이는 음식은 갈치속젓, 창난젓, 명란젓, 낙지젓, 가리비젓, 조개젓, 밴댕이젓, 갈치속젓 등의 젓갈류다. 조개젓을 제외하고는 붉은 색조가 주류를 이룬 가운데 각기 청고추, 홍고추, 통깨가 얹혀져 시각과 미각, 후각적 효과를 더해준다. 이중 값이 가장 비싼 명란젓은 쟁반 한가운데 놓여 귀족 대접을 받는다. 명태 알을 소금에 절여 담갔는데 씹을 때마다 알이 터지며 고소함을 더 해준다. 조개젓은 조갯살을 발라내어 소금에 재워 익혔다가 갖은 양념으로 무친 것. 키조개를 사용한 가리비젓은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낙지젓은 낙지를 가늘게 잘라 소금에 절인 다음 양파, 마늘, 생강, 물엿 등으로 무침을 해 삭힌 것이다.

젓갈과 함께 밥상에 놓이는 반찬은 게장, 꽃게무침, 상추와 부추 겉절이, 양배추데침, 목이버섯볶음, 멸치볶음, 호박전, 간 천엽 요리, 돼지불고기와 상추, 된장찌개 등으로 풍성하다. 1인분 가격이 1만 원이어서 가성비가 무척 높은 편이다.

예전에는 젓갈을 지하 깊이 토굴을 파서 항아리에 저장하곤 했으나 요즘은 창고형의 인공 숙성실과 보관실을 이용한다. 재래식 토굴이 아닌 현대화되고 과학적으로 시설된 저온창고에서 석 달 동안 발효시켜 무기질과 단백질, 지방, 아미노산 등 영양분이 그대로 보존되면서도 특유의 감칠맛이 일품이다. 다만 근래 들어 젓갈의 생산량이 줄어들어 공급과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새우젓은 4년째 어획량이 많이 줄어들면서 값이 대폭 올랐다. 오젓, 육젓, 추젓 등 새우젓은 그만큼 식탁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젓갈전시관 · 옥녀봉

강경젓갈의 이모저모를 한눈에 보고 배우기에 딱 좋은 곳 중 하나가 황산리의 금강 변에 있는 강경젓갈전시관이다. 대형 선박 모형의 이 전시관의 꼭대기 층에 가면 전망대와 모형조타실이 있어 금강과 강경읍내 등 주변 경관을 둘러보기에 좋다. 전시관에서 북쪽으로 멀리 바라다보이는 옥녀봉도 금강과 논산평야 그리고 강경읍내를 사방으로 조망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옥녀봉 기슭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침례교 예배지인 옛 강경침례교회가 ‘ㄱ’자 모양의 초가집으로 복원되어 있어 고풍스러운 정취를 더한다.

근대역사 문화유산의 고장인 강경읍내에서는 강경침례교회 외에도 1905년 건립된 옛 한일은행 강경지점(현 강경역사관), 강경포구의 하역 노동자들의 조직체였던 옛 강경노동조합(현 강경역사문화안내소), 1923년 건립된 전통한옥 예배당인 옛 강경성결교회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젓갈축제

김장철인 가을이 되면 강경포구와 젓갈시장, 젓갈공원, 옥녀봉 일대에서 정부가 선정한 ‘문화관광 우수축제’인 논산강경젓갈축제가 열려 강경젓갈의 역사와 맛, 그리고 신명을 다채롭게 느끼게 해준다. 강경읍내의 젓갈상회가 모두 참여해 강경 맛깔젓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 축제는 황석어젓 만들기, 젓갈반찬 만들기, 경경포구 탐방, 조선 3대 시장 홍보관 체험, 보부상 난전재현놀이, 젓갈김치 담그기, 양념젓갈 만들기, 전국마당극경연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부대행사로 진행된다. 22회째인 올해 축제는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식당정보: 강경 금영숯불갈비 (041-745-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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