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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월 26일 정부 개헌안을 발의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 중이던 문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개헌안의 국회 송부와 공고를 전자결재로 재가했다. 정부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전문(前文)과 11개 장 137조 및 부칙으로 구성된 대통령 개헌안을 의결했다.


개헌안이 발의된 것은 1987년 6·10 항쟁 직후 대통령 직선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제9차 개헌안 발의 후 31년 만이다. 특히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한 것은 1980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아래서 대통령 간선제를 주축으로 한 5공화국 헌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후 38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저는 이번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로 개헌하겠다고 국민과 약속했다”며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개헌발의권을 행사한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는 권력구조 개편의 핵심인 ‘대통령 4년 1차 연임제’가 포함됐다. 대통령의 ‘국가원수’ 지위를 삭제하고 자의적인 사면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한편 감사원을 독립기관으로 분리하는 등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축소·분산했다.

반면 국무총리의 권한을 강화하고 정부의 법률안 제출권 제한과 예산법률주의 도입, 국회동의 대상 조약 범위 확대 등 국회의 정부 통제권을 대폭 강화했다. 아울러 선거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하향 조정하고, 선거 비례성 원칙도 포함됐다. 대법원장이 대법관추천위원회 추천을 거쳐 대법관을 임명 제청할 수 있도록 해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분산하고 절차적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담겼다.

대통령 4년 연임제가 채택되면 2022년부터 대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르게 된다. 개헌안 부칙에 올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는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의 임기를 2022년 3월 31일까지로 명시하고 후임자 선거는 대선과 동시에 실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헌안에 따르면 대통령의 우월적 지위에 대한 우려 해소 차원에서 대통령의 국가원수의 지위를 삭제했다. 또 대통령이 자의적인 사면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특별사면을 행사할 때에도 사면위원회의 심사를 반드시 거치도록 의무화했다.

헌법재판소장을 헌법재판관 중에서 호선하는 것으로 개정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축소했다. 지금은 헌재소장에 대한 인사권을 대통령이 행사하고 있다. 현행헌법의 ‘대통령의 명을 받아’라는 문구를 삭제해 국무총리가 책임지고 행정 각부를 통할하도록 해 실질적인 ‘책임 총리’가 구현되도록 했다. 개헌안은 대통령 소속인 감사원을 독립기관으로 분리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안 발의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께서 생각하시기에, 왜 대통령이 야당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헌법개정안을 발의하는지 의아해하실 수 있다”면서 개헌안 발의의 네 가지 이유를 소개했다. 첫 번째 이유로 “개헌은 헌법파괴와 국정농단에 맞서 나라다운 나라를 외쳤던 촛불광장의 민심을 헌법적으로 구현하는 일”이라며 “지난 대선 때 모든 정당, 모든 후보가 지방선거 동시투표 개헌을 약속한 이유”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러나 1년이 넘도록 국회의 개헌 발의는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며 “따라서 지금 대통령이 개헌을 발의하지 않으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이유로 “6월 지방선거 동시투표 개헌은 많은 국민이 국민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이며, 국민 세금을 아끼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세 번째 이유로 “이번 지방선거 때 개헌하면, 다음부터는 대선과 지방선거의 시기를 일치시킬 수 있다”고 밝히고 “따라서 전국 선거의 횟수도 줄여 국력과 비용의 낭비를 막을 수 있는 두 번 다시 없을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네 번째 이유로는 “대통령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개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개헌에 의해 저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아무것도 없으며, 오히려 대통령의 권한을 국민과 지방과 국회에 내어놓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야권과 시각차이 커 지방선거 때 개헌안 국민투표 실시될 가능성 불투명

문 대통령이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 개헌안을 발의했지만 실제로 개헌 국민투표까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4월 3일 내각제 요소를 대폭 가미한 자체 개헌안을 공개했다. 한국당 개헌안은 국무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고 국회의원이 아니어도 총리가 될 수 있도록 개방형 총리를 뽑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내각과 의회 사이에 협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을 부여하되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국회해산권을 행사하지 않고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행사하도록 했다. 한국당 개헌안은 ‘4년 연임 대통령제’를 골자로 한 정부 발의 개헌안과는 권력구조에서부터 충돌하고 있다. 한국당은 국회 헌정특위 시한인 6월까지 여야 합의로 개헌안을 발의해 9월까지 국민투표를 마친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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