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 관계가 기적에 가까운 경이로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1992년 5억 달러에 지나지 않았던 연간 교역량이 2017년에는 600억 달러를 돌파했고, 2014년 이래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2017년 한 해 동안 220만 명이 넘는 우리 국민이 베트남을 방문했다. 이제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 중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나라가 됐다. 한국을 찾는 베트남 관광객과 유학생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한 국제결혼 가정의 외국인 배우자 2만1천709명 가운데 베트남 출신(27.9%)이 처음으로 중국(26.9%)을 넘어섰다. 중국에서 건너온 결혼이민자는 상당수가 한국계 동포(조선족)인 것을 고려하면 ‘베트남댁’은 결혼이주여성을 대표하는 호칭이 됐다.
한편 베트남에서도 한국의 존재는 뚜렷하다. 베트남에 거주하는 동포는 작년 기준 약 15만 명(외교부 집계)에 이르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공장들은 베트남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한다. 방송, 가요,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패션, 음식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한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한국어 붐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첫 해외 방문국으로 베트남을 선택한 것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는 양국 관계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3월 22일 하노이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한·아세안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대한민국의 외교적, 경제적 지평을 아세안과 인도양으로 넓히는 신(新)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중에서 베트남은 가장 핵심적인 협력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남방정책은 양국 모두에게 공동번영을 가져올 것”이라며 “신남방정책의 성공을 넘어 동포 여러분이 베트남에서 더욱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내에서 요즘 높은 관심을 받는 곳이 다낭을 중심으로 한 중부 지역이다. 지난해 11월 베트남에서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열린 곳은 수도 하노이나 최대 도시 호찌민이 아니라 다낭이었다. 다낭은 하노이 호찌민과 함께 3대 특별시가 됐고 베트남 내 2곳밖에 없는 카지노도 허용하는 등 베트남 정부는 이 지역을 관광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다낭은 월남전 당시 해병대 청룡부대가 주둔했고 가장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최전방이기도 하다. 종전 43주년을 맞은 현재 전쟁의 상흔이 완전히 아물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새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 하루 5천여 명… 여행 가이드 1천여 명, 다낭 한인사회 최대 직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