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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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학

 

우리말배워봅시다

우리말배워봅시다


보통 숫자를 셀 때는 ‘한, 두, 세, 네’와 같이 숫자를 나타내는 우리 고유어 뒤에 수를 세는 단위를 써서 ‘한 명, 두 장, 세 병, 네 권’ 등과 같이 말합니다. 그런데 순서를 나타낼 때는 ‘~째’라는 표현을 써서 조금 달라집니다. ‘~째’라는 말은 수관형사나 기본수 아래에 붙어서 ‘첫째 아들이다’라든가 ‘둘째가라면 서럽다’와 같이 차례나 등급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밥을 세 그릇째 먹는다’ 처럼 수량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전에는 ‘두째, 세째, 네째’와 같이 받침이 없는 형태는 차례를 나타내고, ‘둘째, 셋째, 넷째’ 처럼 받침이 있는 형태는 ‘몇 개째’라는 뜻으로 수량을 나타낸다고 구분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구분이 실제 언어 현실에서는 복잡하기만 하고 인위적인 것이라고 판단돼서 순서를 나타낼 때와 수량을 나타낼 때 모두 받침 있는 형태인 ‘둘째, 셋째, 넷째’로 통합해서 쓰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두째 아들, 세째 아들’이 아니라 받침이 있는 형태인 ‘둘째 아들, 셋째 아들’이라고 쓰고 말하는 것이 옳은 표현입니다.




“다들 나온 것 같은데, 영준이가 안 보이네.” “오기 싫다고 하더니 회사 일을 빌미로 안 나온 모양이야.”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으면 뭔가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그 일에서 빠지려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 ‘~을 빌미로’라는 표현을 쓰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데 ‘빌미’라는 말은 원래 ‘재앙이나 병 등의 불행이 생기는 원인’, 즉 ‘화근(禍根)’의 뜻으로 쓰이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이 말은 ‘그는 그 일이 빌미가 되어 몰락했다’라든가 ‘그는 복잡한 회사 일이 빌미가 되어 병을 얻고 말았다’와 같이 불행이 생기는 원인이라는 뜻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앞의 대화에서는 ‘회사 일을 빌미로 안 나왔다’는 말이 회사 일이 화근이 됐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안 나오고 싶어 했는데 회사 일을 구실로 삼아서 안 나왔다는 뜻이지요. 그러므로 이 경우에는 ‘빌미’라는 말 대신 ‘구실’ 또는 ‘핑계’로 고쳐 말해야 정확한 표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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