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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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서아프리카 가나와 정식 국교를 수립한 것은 1977년이지만 한인 진출은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참치잡이 원양어업의 전진기지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정착이 이뤄졌다. 그때 가장 유명했던 수산업체가 ‘아프코’(AFKO)이다. 이 회사를 창업한 고(故) 김복남 회장은 가나 한인사회가 성장하는데 초석을 깔아준 개척자이다.


김 회장이 이끄는 아프코는 수산업뿐만 아니라 농업, 무역업 등 다방면에 걸쳐 사업을 확장, 대기업이 됐다. 그는 민간외교활동과 자선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 가나에 한국과 한국인의 좋은 이미지를 심는데 기여했다. 수산업 분야는 지금도 10여 개 한국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연안 트롤어업도 같이 했으나 중국 어선에 넘어갔고 참치잡이 어선만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진입으로 수산업이 줄어들자 한국 업체들은 건설, 창고, 운수업 분야로 눈을 돌렸다. 한인들의 업종이 다양해져 플랜트 수출, 요식업, 통신업에도 뛰어들었다. 현재 가나 거주 한인 숫자는 800~1천 명 수준. 한인 종사 업종에서 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정도로 줄어들었다. 선교사가 40개 가정에 달한다. 한인교회가 3개 있고 대부분 선교사는 지방에 흩어져 선교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나 한인사회의 특징은 상당히 안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초기 한인사회가 김복남 회장의 아프코 수산을 중심으로 뭉쳤고 그런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기성세대와 신진세대 간 질서도 잘 유지되고 있다. 가나의 수도는 아크라이지만 한인이 모여 사는 것은 아크라에서 가까운 항구도시 테마(Tema)이다. 한국으로 치면 인천 같은 곳이다. 이곳에는 한인회관이 있다. 2011년 아프리카 대륙에서 한인회관으로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건평 1천400여m2의 단층건물에 회의실ㆍ도서실ㆍ공연장ㆍ전시실 등을 갖췄고, 태권도장ㆍ 축구장ㆍ수영장 등 체육시설도 마련됐다. 비용은 당시 임도재 가나 한인회장이 60만 달러를 쾌척하고 교민들이 17만 달러를 모금, 재외동포재단이 15만 달러를 지원했다. 한인회관 건립에 기여한 임도재 전 한인회장은 글로텍이라는 플랜트수출업체를 경영하고 있고 아프리카중동한인회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한인회관이 건립됐을 때 “한국인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한국의 위상을 높여주는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회관 옆에는 한글학교와 한인교회도 있는데 김복남 회장 생전에 아프코수산이 지어준 것이다.

가나 한인들은 여가활동으로 골프를 즐긴다. 아크라와 테마에 4개의 골프장이 있다. 공항 옆에 위치한 9홀 골프장은 공군에서 운영하던 것인데 리노베이션을 지원한 김복남 회장의 공로를 기려 복남김 골프코스로 골프장 이름이 바뀌었고 클럽하우스 앞에는 그의 흉상이 있다. 임도재 회장도 테마에 있는 골프장 회장을 맡고 있다. 가나 한인회 활동 가운데 한인회장배 고교축구대회를 빼놓을 수 없다. 아크라와 테마 지역 고교생을 초청해서 해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한인사회가 현지인과 어울리는 한마당 큰 행사이다. 축구 강국 가나에서 축구는 인기 스포츠 종목이어서 한인회장배 대회는 현지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된다. 한인회는 우승컵 외에 쌀 몇 가마와 냉장고 세탁기 등 푸짐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한인회와 가나 군경 합동으로 재난구조훈련을 하고 있다. 한인회 활동으로 미뤄 가나 국민이 한국에 호감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2014년 영국 BBC 조사에 따르면 가나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고 한다. 반면 중국인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를 휩쓰는 ‘차이나러시’ 바람은 가나도 예외가 아니다. 가나 거주 중국인은 공식적으로 3만 명 수준이나 실제는 5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지인을 무시하거나 불법 채굴 등으로 종종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중국인 러시현상을 빚는 가나에서 한인 숫자는 정체상태에 있고 일본인은 200명도 채 안 되는 수준이다.


가나 한인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는 젊은 사람들이 자꾸 줄어든다는 점이다. 미국 유럽으로 유학 간 자녀가 안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수산업 종사자도 나이 들어 은퇴자가 늘고 있지만 뒤를 이을 젊은 세대를 찾기 어렵다. 게다가 중국인들이 참치잡이 분야도 조금씩 잠식해들어오는 상황이다.


가나는 인구가 약 2천700만 정도이고 면적은 한반도보다 조금 넓다. 대부분 지역이 평지로 경작이 가능하며 금과 원유,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가 주요 수출품이자 외화수입원이다. 이들 3대 수출품의 국제시장 가격이 폭락한 데다 유럽식 복지시스템으로 인한 재정악화로 내년 4월 기한으로 3년간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적용받고 있으나 무사히 졸업해 경제회복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 작년 12월 새로 들어선 정권이 지도력이 있고 국민 신뢰도 높아 정치가 안정되면서 해외로부터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나 경제의 호전 조짐은 한인사회에도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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