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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학

 

동포문학

나는 내가 효자인 줄 알았습니다
곤히 잠든 엄마 깨실라 까치발로 살금살금 걷는 내가
그러나 내가 잠든 뒤 엄마는 아랑곳 하지 않았습니다
슥삭슥삭 쟁그랑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나는 내가 효자인 줄 알았습니다
목욕탕에 나란히 앉아 다정하게 엄마 등을 밀어준 내가
성의 없는 나의 “작업”이 끝나면
엄마는 말없이 내 몸 구석구석 씻겨주셨습니다


나는 내가 효자인 줄 알았습니다
맛있는 반찬을 엄마의 찬밥 위에 얹어준 내가
엄마는 평생을 따듯한 밥만 주셨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찬거리 가격을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내가 효자인 줄 알았습니다
내 옷 사면서 엄마 옷도 껴서 사온 내가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옷이 따로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엄마도 알고 있었다는 걸 몰랐습니다


나는 내가 효자인 줄 알았습니다
또래들보다 먼저 엄마에게 용돈을 드린 내가
엄마는 나 몰래 내 지갑에 도로 넣었습니다
평생을 그래왔습니다


나는 내가 효자인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알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효자였던 적이 없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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