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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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2억 명으로 중국을 추월할 기세이고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로 꼽히는 인도. 국토 면적도 330만km2로 세계 7위. 엄청난 국가 크기와 비교하면 인도 거주 한인은 1만178명(2014년 말 기준 외교부 집계)으로 많지 않다. 반면 한국과 인도의 교류사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야국 시조 김수로왕에게로 시집와 국제결혼을 한 허왕후의 출생국 아유타국으로 추정되는 인도 북부 아요디아는 힌두교의 성지이다. 고대사에서 양국의 직접적인 접촉은 혜초를 비롯한 불교 승려들에 의해 이뤄졌다.


인도는 6·25 전쟁 때 16개 참전국에는 없지만, 중립국으로서 연인원 627명에 달하는 의료지원부대를 한국에 파병했다. 1953년 6월 타결된 정전협정에서 ‘중립국 송환위원회’ 의장국을 맡았다. 인도 한인사회의 최초 교민이 ‘반공포로’인 것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됐다. 인도 땅에 발을 디딘 반공 포로 가운데 한 사람이 현동화(85) 씨이다. 함경북도 청진 태생인 그는 한국전쟁 때 인민군 중위로 참전했다가 부상을 입어 요양 중 국군에 귀순했다. 1950년 10월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으나 1953년 석방된 후 제3국을 택했던 반공 포로 중 한 명으로 1954년 1월 인도로 가는 아스토리아호에 몸을 실었다. 현 씨의 삶은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을 연상케 한다. 인도에 정착한 현 씨는 한국 총영사관에서 근무했고 2대 한인회 회장직을 역임했다. 초대 한인회장으로 고인이 된 지기철 씨도 반공포로 출신이다.


우리나라와 인도 간의 교류는 1973년 수교 이래 지난 40여 년 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꾸준히 협력관계를 증진해 왔고, 특히 2010년에는 ‘전략적 동반자관계’ 수립 및 ‘포괄적 경제파트너십 협정’ 체결로 한층 더 긴밀한 관계로 격상됐다. 인도의 한인사회가 본격적으로 커진 것은 1990년대 들어 대우차,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이 진출하면서부터이다. 대우차를 제외한 3개사는 인도 국민이 자국 업체로 착각할 정도로 현지화해서 뿌리내리는 데 성공했다.


인도는 외국인이 들어가서 사업하기 힘든 곳으로 지적된다. 기후적 어려움이 많고 사업 스타일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들이 들어가서 성공한 배경은 무엇일까? 구상수(59) 재인도(뉴델리) 한인회장은 선진국보다 우리 기업의 역사가 짧기 때문이라는 역설적인 견해를 내놓는다. 한 개인이 기업의 성장 히스토리를 잘 알고 있어 시스템이 아닌 개인의 힘이 인도 시장을 개척하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도 전역에 한인회는 뉴델리, 뭄바이, 첸나이, 푸네, 콜카타, 방갈로르에 있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인도 남부 첸나이 한인회(회장 조상현)는 현지 한인사회의 지난 20년간 기록을 책으로 발간하고 2월 22일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첸나이 한인사회는 1996년 현대자동차가 인도에 진출하면서 형성됐다. 현재는 현대차, 삼성전자, 성우 등 270여 개의 기업이 진출해있으며 4,500여 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인도에 거주하는 한인은 대부분 지상사 주재원들이기 때문에 한인회 활동도 이들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가정주부의 여가 선용과 자녀 교육이 한인회의 주요 관심사이다. 주재원 자녀들은 대개 인터내셔널스쿨에 다니고 한글 교육을 위해 주말에 한글학교가 운영된다. 그럼에도 자녀 교육은 인도 한인사회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기업의 비용절감 영향으로 주재원 연령층이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까지 낮아지고 결혼도 늦어지면서 미취학 자녀에게 우리 말을 가르치는 문제가 걱정거리로 등장했다. 현지인들이 한국인을 보는 시각에 대해 구상수 회장은 “너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성실하고 일 처리를 스마트하게 하고 인품도 좋은 한국 사람을 좋아합니다. 꺼리는 게 많은 일본인과는 별로 소통을 안 하고 중국인에 대해서는 적대국 감정이 있어 근본적으로 싫어해요. 전 세계 어디 가도 있는 차이나타운이 뉴델리에 없다는 점이 이를 반증합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국가로, 2014년부터 7%의 고성장을 지속해 기업인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다. 제조업 육성에 나선 인도는 한국을 성장 모델케이스로 꼽고 있다. 한류와 함께 한국 업체 진출이 늘어나면서 인도 내 한국어 학습 열기 또한 확산하고 있다. 뉴델리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문화원에 설치된 한국어 교육기관인 뉴델리 세종학당 수강생 규모가 개설 첫해인 2013년 학기당 평균 55명에서 올해에는 학기당 평균 203명으로 3년 사이 거의 4배로 늘어났다.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는 1929년 ‘동방의 불꽃’이라는 시로 일제 식민지배 하에서 신음하는 우리나라에 희망의 선물을 안겨줬다. 그로부터 90여 년이 지난 지금, 한인들이 인도 땅에 진출해 ‘경제성장 불꽃’을 지피기 위해 땀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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