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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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학

 

우리말배워봅시다

우리말배워봅시다


“아무리 좋은 핑계를 대고 이번 일에서 빠지려고 해도 소용없을걸. 그 친구한테는 전혀 씨가 안 먹히는 얘기일 테니까.” 흔히 이치에 닿지 않는 소리나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할 때 ‘씨가 안 먹힌다’ 또는 ‘씨도 먹히지 않는 얘기다’하고 핀잔하는 말을 합니다. ‘씨가 안 먹힌다’는 말은 어디에서 나온 표현일까요? 요즘은 공장에서 옷감을 만들어내지만, 이런 공장이 없던 옛날에는 집에서 베틀을 가지고 옷감을 짜서 쓰곤 했습니다. 베를 씨줄과 날줄을 교차시켜서 짜는데, 세로 실을 ‘날’이라고 하고 가로 실을 ‘씨’라고 했습니다. 날실 사이를 씨실이 한 올 한 올 잘 먹혀야 옷감이 곱게 짜집니다. 그렇지만 여름철 비가 올 때처럼 습기가 많을 때는 씨실과 날실 사이가 뻑뻑해져서 씨실이 잘 먹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옷감을 짜기가 힘들어지죠. 바로 이 같은 경우를 가리켜서 ‘씨가 먹히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의 뜻이 바뀌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화약 폭발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고 있습니다.” “도로 공사는 앞으로 겉잡아 두 달은 걸릴 것입니다.” 두 개의 예문에서 ‘걷짭따’라는 동사가 나왔습니다. 첫 예문에서는 ‘거두어 바로잡다’라는 뜻으로 ‘걷잡다’입니다. 두 번째 예문은 ‘겉으로 보고 대강 셈 쳐서 어림잡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겉잡다’입니다. 두 단어가 발음은 같지만, 뜻은 전혀 다릅니다. 이와 비슷한 경우의 예로 ‘나:달’이라고 발음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나:달’하나라도 아껴야 한다, 구슬이 ‘나:달’로 흩어졌다 란 문장에서 각각 ‘나:달’로 발음한 단어를 어떻게 쓸까요? 첫 예문에서는 곡식의 알을 가리키는 말로 ‘낟알’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예문에서는 ‘낱알’로 쓰는데 여기서 ‘낱’은 셀 수 있게 된 물건의 하나하나를 뜻하는 명사로 그 뒤에 다양한 낱말과 결합해서 ‘낱개, 낱권’과 같은 새로운 단어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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