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10월호
특집/기획
화제
인물/역사
칼럼/문학
고국소식
재단소식
목록보기

고국소식

 

고향의맛멋

모든 생선이 가을에 맛이 오르지만, 가을철의 대표적인 별미로 꼽히는 게 가을 전어다. ‘집 나간 며느리도 전어 굽는 냄새를 맡으면 집으로 돌아온다’, ‘며느리 친정 간 사이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 ‘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줄인다’는 속담을 봐도 그렇다. 주로 서남해안에서 잡히는 전어는 가을에 먹어야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도는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이맘때쯤 전어는 겨울을 나기 위해 몸에 영양분을 저장하느라 지방질이 다른 철에 비해 최고 3배나 더 많아 고소한 맛이 절정에 달한다. 가장 맛 좋을 때가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이고, 15cm 이상 정도의 크기가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고소하고 담백한 가을 전어 맛에 깊이 빠져들기 위해 사람들은 해마다 9~10월만 되면 충남 서천과 전남 광양, 경남 사천 등 대표적인 전어 산지를 찾는다. 특히 서해안을 따라 움직이면 조그맣고 이름 없는 항에서도 어김없이 전어를 맛볼 수 있다. 그중 충남 서천의 홍원항은 전국 최대 전어 집산지로 손꼽힌다. 춘장대 해수욕장과 동백정 사이 움푹 들어간 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홍원항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어잡이 어선들이 분주하게 들락거리고, 성질이 급해 수조에 넣어도 2~3일을 못 넘긴다는 전어를 전국 각지로 운송하기 위한 수족관 차들로 북적거린다. 방파제 끝에는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있어 낙조를 배경으로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기 때문에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홍원항 횟집들은 사람들의 입맛과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서천군 앞바다 갯벌은 전어에게 풍부한 영양을 제공해 서천 전어의 맛이 전국에서 으뜸이라고 자랑한다. 전어는 버릴 것이 없다. 비늘만 벗기고 뼈째 썰어서 회나 무침을 하고, 통째로 구워 먹는가 하면, 내장으로 ‘전어밤젓’을 담그기도 한다. 전어회는 비늘과 내장만 제거한 뒤 뼈째 썰은 ‘뼈꼬시’로 먹는데 썰었을 때 살이 단단하면서 불그스름한 빛이 감도는 게 좋다. 먹기 좋게 길쭉하게 썬 전어 한 점을 입 안에 넣고 씹으면 처음에는 뽀득뽀득 씹히다 이내 녹아 전어 특유의 달콤함을 남기고 목으로 넘어간다. 일반적으로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먹는데 된장에 찍어 마른 김과 묵은김치에 싸 먹기도 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을 자극하는 전어회 무침은 새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을 감싼다. 무침을 따뜻한 밥에 얹어 비벼 먹으면 순식간에 밥 한 공기가 사라진다.


그러나 전어하면 역시 노릿하게 구워낸 전어구이를 빼놓을 수 없다. 구이는 살아있는 것보다 급속 냉동해 놓은 것이 좋다. 활어를 그냥 구웠을 경우엔 살이 부서지기 때문이다. 구이는 전어 몸통에 숭숭 칼집을 넣고 소금을 듬성듬성 뿌린 뒤 통째로 굽는다. 기름이 적당히 빠지면서 고소한 맛의 내장과 부들부들한 살이 잘 어울려 전어 특유의 풍미가 배어 나온다. 먹을 땐 뼈를 발라내지 않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잡고 뜯어먹는다. 겉은 바삭거리지만 속은 부드럽다. 잘 구워진 전어를 한 입 베어 물면 집으로 돌아오는 며느리의 마음을 알 듯도 하다. 횟집 더원의 김중복 씨는 “전어도 다른 생선처럼 씨알 굵은 놈이어야 맛있고 가스보다는 숯불에 구워야 제맛이 난다”며 “일 년을 기다려 천릿길이 멀다 않고 달려오는 마니아들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어슷어슷 썰어 담은 전어회 한 접시 놓고 소주 한잔 생각나는 계절이다. 가을 여행 겸 서천으로 떠나본다면 먹을거리가 풍성한 여행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서천 홍원항 전어축제
올해 홍원항 전어축제는 9월 24일부터 10월 9일까지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 홍원항 일원에서 열렸다. ‘전국 최초 전어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해마다 많은 사람이 찾는 서천의 대표 축제 중 하나이다.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향토적인 볼거리를 마련해 관광객의 눈까지 즐겁게 한다. 전어의 참맛을 느껴볼 수 있는 축제 기간에는 맨손으로 전어 잡기 체험과 추억의 놀이 체험, 숨겨진 보물을 찾아라, 비눗방울 놀이, 관광객 전어 썰기 대회, 전어 정량 달기 대회, 전어구이 시식회 등 전어 관련 체험 이벤트가 펼쳐진다.

▶ 서천군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서천 성북리 오층석탑(백제계 석탑양식) → 마량리 동백나무숲 → 홍원항 → 이하복 가옥(조선 농가) → 문헌서원(목은 이색) → 한산모시관 → 이상재 선생 생가터
·관광 안내
서천군 종합관광안내소(041-952-9525)
서천군 관광마케팅팀(041-950-4256)
·대중교통
고속버스(서울 남부터미널-서천 버스터미널 2시간 30분 소요)
기차(서울 용산역-서천역 약 3시간 소요)
·식당 정보
홍원항 더원(010-3116-6812) / 홍원항횟집(041-953-3405)
퀵메뉴
  • 목차보기
  • 퍼가기
  • 인쇄하기
  • 탑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