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10월호
특집/기획
화제
인물/역사
칼럼/문학
고국소식
재단소식
목록보기

화제

 

지구촌통신원

칠레에 한국이 세운 천문 관측 망원경을 관리하는 한국인 연구원 고승원(29) 씨를 찾아가는 길은 멀고 험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쪽으로 500km 떨어진 해안 도시 라 세레나에서 안데스 산맥이 버티는 동쪽으로 50km 정도 가면 고 연구원이 머무르는 CTIO(Cerro Tololo Inter-American Observatory) 천문대를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CTIO는 ‘톨롤로 언덕 범 미주(美洲) 천문대’라는 뜻이다. 표지판과 경비실이 있는 곳에서부터 가드레일이 거의 없는 낭떠러지 옆 굽이치는 비포장 길을 따라 38km를 지나 해발 2천200m까지 올라가야 CTIO 천문대에 도달한다. 8월 24일 천문대에서 만난 고 연구원은 “올라올 때는 저도 아찔할 때가 많다”며 “이곳은 습도가 낮고 매우 건조해 정전기가 많이 일어나서 쇠붙이를 잡을 때 조심해야 한다. 하늘이 맑아서 자외선 수치도 매우 높다”고 웃었다. 건조한 공기와 쾌청한 날씨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지구 반대편 칠레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연구원을 파견한 이유다. 더욱이 칠레가 있는 지구 남반구는 북반구보다 불빛이 적어 우주를 살피기에 더욱 적합하다.


천문대에선 2천여m 아래 세상과 다른 일상이 펼쳐진다. 고 연구원은 “오후 8시부터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해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업무가 이어진다”며 “퇴근해서 잠을 자다가 보통 오후 6시에 기상해서 밥을 먹고 관측소로 가서 다시 관측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관측은 한국 대전의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이메일로 요청해오는 우주의 특정 구역이나 목표물을 촬영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천문학적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지점을 후보로 정해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이른바 ‘서베이 관측’이다.


이곳의 한국 망원경에 장착된 카메라로 찍는 사진은 한 장 용량이 보통 700MB 정도이고 3억2천만 화소에 이르는 등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고 연구원은 또 다른 한국인 연구원 권민경(26) 씨와 일주일씩 교대로 일한다. 한 주는 밤을 새우며 살다가 다음 한 주는 천문대가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가 산티아고 등 대도시에 들러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휴식한다고 했다. CTIO는 1960년대 미국이 건설한 천문대로 현재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이곳에 관측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한국이 설치한 KMTNet 망원경은 지름 1.6m로 CTIO에서 미국의 지름 4m짜리 ‘블랑코 망원경’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고 한다. 고 연구원은 “CTIO 천문대에서 일하며 외계 행성 프로젝트에 관해 공부를 더 해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퀵메뉴
  • 목차보기
  • 퍼가기
  • 인쇄하기
  • 탑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