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9월호
특집/기획
화제
인물/역사
칼럼/문학
고국소식
재단소식
목록보기

고국소식

 

고향의맛멋

초당두부는 먹어본 이도 있겠지만 어디선가 이름만 들어 막연하다 싶은 이도 있을 것이다. 강원도 강릉을 대표하는 음식이 곧 초당두부다. 그 정체와 유래부터 살펴보자. 초당(草堂)은 말 그대로 ‘초가집’을 뜻한다. 서민이면 누구나 즐겨 먹고, 왠지 모르게 어머니의 품 같은 따스함이 배어 있을 듯 친숙한 이름이다. 강릉 경포호 남쪽에 있는 마을 초당동. 청정한 솔숲이 우거진 동네다. 동해가 지척이어서 가만히 귀 기울이면 파도 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려올 듯하다. 바로 여기에 초당두부 마을이 있다. 두붓집 20여 개가 오순도순 사이좋게 들어앉아 있는 곳. 속 깊은 두부 맛에 끌려 특히 주말이면 찾는 이들로 붐빈다.


‘초당’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성리학자였던 허엽(許曄·1517~1580)의 호다. 초당 허엽은 여류시인 허난설헌과 ‘홍길동전’ 작가 허균의 아버지. 그가 강릉 부사로 재임할 때 탄생한 게 바로 초당두부였다. 두부 명칭과 마을 이름이 ‘초당’인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초당 허엽이 오기 전에도 이 지역 서민들은 두부를 만들어 먹었다. 하지만 소금기가 없어 맛이 퍽 싱거웠다. 강릉 동해의 수심이 깊고 바람도 심해 천일염 생산이 어려운 터라 서민들은 소금기를 넣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에 초당은 바닷물이라는 천연의 간수로 두부를 만들게 했는데 특유의 맛이 소문나며 강릉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땅과 바다, 그리고 인간이 함께 빚어낸 ‘명품’ 먹거리랄까. 초당두부는 강원도에서 나는 콩을 원재료로 한다. 이른바 ‘백태’. 밭에서 나는 쇠고기인 이 콩은 두부로 만들어 먹으면 소화율이 한결 높아진다. 단백질은 물론 칼슘, 마그네슘을 공급하기에도 최적의 식품이다.


초당두부는 크게 순두부와 모두부로 나뉜다. 순두부란 콩을 갈고 끓여 만든 것으로 일정한 형태를 갖추고 있진 않다. 일명 ‘초(初)두부’. 워낙 부드러워 씹지 않아도 곧잘 목으로 넘어간다. 초두부를 네모난 틀에 넣은 다음 무거운 돌을 얹어 물기를 빼낸 게 바로 모두부다. 초당두부를 만드는 과정을 들여다보자. 먼저 콩 불리기. 좋은 콩을 선별해 깨끗한 물에 넣고 장시간 불리는데 수온에 따라 시간 차이가 많이 난다. 여름엔 7시간가량을 담그고 추운 겨울에는 12시간 이상 불려야 한다.

이어 콩 갈기. 전통 방식으로는 맷돌에 갈았으나 요즘엔 대개 기계식 맷돌을 이용한다. 다음은 삼베 헝겊 자루에 콩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가며 콩물을 거르는 과정. 여러 차례 반복되는데 보통 1시간 정도 걸린다. 헝겊 아래로 흘러내린 콩물은 가마솥에 넣고 40분가량 끓인다. 이때 바닷물을 서서히 넣는데 이를 어떻게,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어 가마솥을 불로 가열하면 콩물이 서서히 응고된다. 소요시간은 약 40분. 완성된 초두부를 네모난 나무틀에 넣고 뚜껑을 덮은 다음 무거운 돌을 얹어 물기를 서서히 빼내며 완성하는 게 모두부다. 이 또한 30~40분이 걸리는데 이때 굳기를 잘 조절해야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극대화된다. 만드는 과정 자체에 인내와 정성이 요구된다. 두부는 곧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넘어가고 소화 역시 잘돼 노인이나 어린이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초당두부. 이 음식은 김치나 당근, 미역과 궁합이 잘 맞는다. 배추김치, 느타리버섯, 들깻가루 양념장과 함께 끓인 두부전골은 언제 먹어도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깍두기, 묵은지, 나물 무침, 고추장아찌, 깻잎장아찌 등은 두부의 묘미를 더해주는 절친한 동반자들이다. 초당두부도 시대 흐름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두부마을에는 순두부짬뽕, 얼큰순두부, 해물순두부 등 매콤한 퓨전 음식이 속속 출현해 젊은 층의 입맛을 돋운다.







▶ 경포대·경포호
관동팔경의 하나로, 달맞이 장소로도 유명하며 조선 초기에는 태조와 세조의 순력이 있었다 하여 매우 널리 알려진 정자로 관동팔경 중에서 가장 수려한 조망을 지니고 있다. 경포대는 앞면 5칸, 옆면 5칸,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 집으로, 모두 48개의 기둥으로 이뤄졌다. ‘경포대’라는 현판은 두 개가 있는데, 전서체 현판은 유한지가, 해서체 현판은 이익회의 글씨이다. 저녁 무렵 누각에 앉으면 하늘에 뜬 달, 바다에 뜬 달, 호수에 뜬 달, 그리고 술잔에 뜬 달과 임의 눈동자에 비친 달 등 무려 다섯 개의 달을 볼 수 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 강릉시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오죽헌·시립박물관 → 동양자수박물관 → 선교장 → 경포대·경포호 → 경포생태습지원 →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과학박물관 → 경포해변
·관광 안내
강원도 종합관광안내소(033-640-4414)
터미널관광안내소(033-640-4537)
·대중교통(서울-남원)
고속버스(서울-강릉 2시간 40분 소요)
기차(서울 청량리-정동진 5시간 37분 소요)
·식당 정보
초당할머니순두부(033-652-2058)
동화가든짬뽕순두부(033-652-9885)

퀵메뉴
  • 목차보기
  • 퍼가기
  • 인쇄하기
  • 탑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