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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소식

 

고향의맛멋

고소하고 달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는 밴댕이는 서해와 남해 전역에서 잡히지만 강화도산을 으뜸으로 친다. ‘오뉴월 밴댕이’라는 말이 있듯이 남쪽에서 해안을 따라 올라오는 밴댕이는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가 제철이다. 요즘은 워낙 저장기술이 좋아 꼭 제철이 아니더라도 사시사철 먹을 수 있다. 흔히 속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을 ‘밴댕이 소갈머리 같다’고 하지만, 밴댕이 맛의 여운은 은근하게 깊다. 밴댕이는 음력 5~6월 강화도 앞바다에서 잡힐 때 가장 맛이 좋다. 이 시기가 본격적인 산란기를 맞아 씨알이 굵고 기름기도 가장 많이 올라 있을 때다. 제철이 지나면 기름기가 빠지고 살이 물러져 맛은 좀 떨어진다. 청어과에 속하는 밴댕이의 몸길이는 15cm 정도로, 옆으로 납작하며 가늘고 길다. 커봤자 어른 손바닥 크기밖에 안 될 뿐 아니라 희멀건 눈과 형편없는 몸매 등 외모도 별 볼 일 없다.


지방에 따라 ‘반댕이’, ‘빈징이’, ‘순뎅이’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성질 또한 ‘지랄’맞다. 그물에 걸리는 순간, 제 성질에 못 이겨 죽어버린다. ‘밴댕이 소갈머리’도 여기서 나온 말로 어부들이 성질이 급한 밴댕이의 특성을 ‘속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 편협하고 쉽게 토라지는 사람’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성질 급한 밴댕이는 화나면 속이 녹아 죽는다’는 말처럼 물 밖으로 올라오면 숨을 헐떡이며 몸을 파르르 떨다가 곧바로 죽어버린다. 조선 영조 때 어의였던 유증림이 편찬한 ‘증보산림경제’에는 밴댕이의 ‘탕과 구이가 모두 맛있고 회를 만들면 웅어보다 낫다’고 했다. 하지만 20년 전만 해도 밴댕이는 뱃사람들만 회로 먹었을 뿐 일반인들은 거의 관심을 두지 않은 생선이었다. 어부들도 돈이 안 되기 때문에 밴댕이를 잡지 않았고, 그물에 걸린 밴댕이는 젓갈을 담그거나 사료용으로 사용됐다. 밴댕이는 미식가들을 통해 그 고소한 맛이 널리 알려지면서 일반인들의 발길을 강화도로 불러 모으는 별미가 됐다.


생긴 것은 보잘것없지만 ‘혀끝에 와 닿는 감동’은 최고급 어종이나 다름없다. 밴댕이는 다른 생선회에 비해 씹는 맛은 덜할지 몰라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밴댕이젓은 그 맛이 미묘한 발효식품이다. 소금에 잘 삭혀진 밴댕이젓을 파, 마늘, 풋고추, 깨소금 같은 양념을 넣고 버무리면 밑반찬으로 그만이다. 강화도 화도면 선수포구(후포항)는 밴댕이 회의 원조 격인 곳이다. 황해도 연백 사람들이 내려와 자리 잡은 곳으로 포구는 어머니 품처럼 푸근하다. 마니산 입구에서 3~4km 해변 쪽으로 가면 선수포구가 나오는데, 밴댕이를 취급하는 횟집만 20여 곳이나 된다.

밴댕이 살은 부드럽고 달아서 횟감으로 그만이다. 머리와 내장을 살짝 발라낸 밴댕이는 살 색이 하얗다. 붉은색이 감돌면 싱싱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보기만 해도 싱싱한 기운이 감도는 밴댕이 회는 된장이나 감칠맛 나는 초장을 찍은 뒤 고추나 마늘을 넣고 깻잎 등과 함께 싸먹으면 제격이다. 연하고 고소한 육질이 입속에서 사르르 녹아든다. 잠시 후 입안에서 단맛이 돌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감에 빠져든다.


밴댕이는 칼슘과 철분 성분이 들어있어 골다공증 예방과 피부 미용에도 좋으며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성인병에도 탁월한 효능을 보여 그야말로 몸에도 좋고 맛도 좋다. 비릿한 바다 내음과 갈매기의 울음소리가 그리울 때, 석모도와 어울려 펼쳐지는 낙조가 보고 싶을 때, 입맛을 되찾을 수 있는 밴댕이 생각이 간절할 때 강화도로 미각여행을 떠나보자.







▶ 석모도 보문사
강화도 서쪽 석모도를 가려면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야 하지만 천년 고찰 보문사가 있어서 불자와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보문사는 예로부터 ‘강화 8경’에 드는 명승지로 낙가산(235m) 자락에 자리를 잡고 있다. 신라 선덕여왕 4년(635년) 회정 대사가 창건했으며 경내에 들어서면 석굴법당이 있고 그 뒤 벼랑에 관세음보살이 조성되어 있다. 절 뒷산에 올라 바라보는 서해의 낙조는 놓칠 수 없는 장관이다.



▶ 강화도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강화대교 → 평화전망대 → 고인돌 → 외포리 젓갈 시장 → 전등사 → 초지진
·관광 안내
터미널 관광안내소(032-930-3515)
외포리 관광안내소(032-934-5565)
·대중교통(서울 - 보령)
시외버스(강화터미널-영등포, 신촌)
·식당 정보
미락횟집(032-937-5098) / 선수포구 밴댕이마을(032-937-6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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