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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학

 

동포문학



끊이질 않는구나
내 후예들의 땅에서 들려오는 탄식과 죽음의 소리.


2500년이라는 시간 동안 널 생명 되게 해 준
탯줄을 쥐어 잡고 넌 죽어도 놓지 않더구나.


모든 사람들 똑같이 어울리고
어우러져 잘사는 그런 천국을 네게 만들어 주려고
말발굽 내며 쉬지 않고 앞으로 진군 진군하였었다.


안타깝게도 내 청춘 다 지기도 전에
난 너를 지켜주지 못하고 가야 했다.
네가 걷고, 뛰어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을 보지 못한 체.


유약해진 너를 비잔틴이 덮었었지.
불가리아가 너의 고삐를 쥐어 잡았고
500년간 터키 술탄에게 주인자리 빼앗기고
땅도 내주고 고운 소녀들도 다 내 주고
넌 숨죽이며 객으로 살아야 했었지.


무거운 고개 들어
너희 하늘 마음껏 쳐다보고 싶고
너희 땅 갈아보고 싶고
마음껏 웃고 춤을 추는 그날을 목말라 하였는데.


너희를 둘러싼 무서운 적들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어지는 약소국의 세월 동안
넌 코뚜레에 메이고 멍에를 메고 가라는 곳만, 하라는 것만 하는 것이 네 운명이 돼 버렸지.


감히 내 자식들의 땅에 피비린내를
감히 내 자식들의 가슴에 피눈물을
아비가 자식을 지켜보려는
피가 묻은 목소리를 넌 들었었느냐.
그러나 나의 호통소리는 메아리처럼 안개처럼 너무나 힘이 없구나.


피눈물과 피비린내를 먹고 너는 죽어 없어지지 않고 차라리 잡초로 자라났구나.
밟으면, 뽑아 버리려면 더 힘 있게 위로 고개를 쳐드는.
잡초로 시작된 너의 삶, 올해로 24살의 청춘.
그렇게 해서라도 네 생명줄 부여잡고 살아야 한다.
살아 있어야 한다.


네 안에 있는 그 생명으로 너를 지키고 다른 생명들을 낳고 낳아서
살아 있어야 한다.
내가 네게 만들어 주고 싶었던 그 꿈을 이루는 나의 후예들이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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