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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지구 반대편마저 뜨겁게 달구고 있다. 4월 1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대 한국어 교실에서 만난 여학생 하난 모하메드(21)는 “지금까지 방영된 에피소드를 단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며 한국어로 이렇게 말했다. “송중기 너무 사랑해요. 유시진 대위 목소리, 얼굴 모두 멋있어요”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한가득 저장된 송중기의 사진을 보여주고는 키스하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한국어 교실 조교를 맡고 있는 메론 세마추(20)는 “다른 한국 TV 드라마는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내려받아 보는데 ‘태양의 후예’는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어서 KBS World가 방영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에서 한국 TV 프로그램의 인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0년 전부터 한국 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보기 시작했다는 모하메드는 “슬플 때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위로를 받는다”면서 “드라마 속 한국 사람들은 내 가족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뿐 아니라 ‘안녕하세요’ 같은 예능 프로그램도 좋아한다고 했다. 한국 프로그램을 본 지 6년 정도 됐다는 치온 구아두(19)도 이에 질세라 ‘꽃보다 남자’ ‘아이리스’ ‘오 마이 비너스’ ‘착한 남자’ 등 한국 TV 드라마 제목과 이민호, 신민아, 수지 등 한국 연예인의 이름을 늘어놓았다. 한국 사극을 좋아한다는 엘비스 루케라당가(25)는 “드라마 ‘추노’를 재미있게 봤다”며 “요즘에는 ‘대왕 세종’ 다시 보기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대부분 KBS World나 아리랑TV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는데 ‘한국 프로그램을 아예 안 보면 안 봤지 한 번만 보는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다. 이들은 한국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TV 채널이 오직 2개뿐이어서 아쉽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에는 카나(KANA)TV라는 채널에서 MBC에서 방영됐던 드라마 ‘보고 싶다’를 현지 언어로 더빙해 내보내고 있다.


“한국 프로그램 한번만 본 사람 없다”

K팝에 열광하는 젊은이들도 넘쳐난다. K팝 팬이 주축인 페이스북의 ‘에티오피아 한국 팬클럽(Korean Fanclub in Ethiopia)’은 1만 2천 명이 넘는 회원을 두고 있다. 회장 케디르 누레딘(27)은 “페이스북 계정이 없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실제 팬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아이돌의 춤과 노래를 연습해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10대, 20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등학생, 대학생으로 구성된 여성 5인조 그룹 ‘크리스털 파이브’의 리더 사라 데베베(17)는 “지난해 KBS World에서 주최한 에티오피아 K팝 경연대회에서 걸그룹 포미닛의 ‘미쳐’로 1등을 했다”며 “올해 2월 에티오피아 한국식당 ‘아리랑’에서 개최한 대회에서도 우승을 거머쥐었다”고 자랑했다.


데데베는 “요즘에는 올해 8월 열리는 대회를 위해 방탄소년단의 안무를 연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털 파이브의 멤버 솔롬 키플루(21)는 “한국에 가는 게 소원”이라며 “생수통에 한국 공기를 담아와 평생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이토록 한국 문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한국 TV 프로그램이나 음악이 에티오피아 정서와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가수 라헬 기르마(25)는 “한국 TV 드라마나 음악에는 가족·사랑·우정을 강조하는 내용이 많다”며 “폭력적이거나 외설적인 내용이 많은 서양 문화와 달리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정서에 딱 들어맞는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인 칼키단 테웰데(15)는 “처음에는 부모님이 한국 문화에 너무 빠져든다고 걱정하기도 했지만 함께 한국 TV 드라마를 보고 음악을 듣고 난 뒤부터는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젊은이들의 열정은 자연스레 한국어를 향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디스아바바대학에서 올해 4년째 진행되고 있는 한국어 교실에는 매번 수강생이 북적인다. 정원이 80여 명인데 200명 이상이 몰려 지원서를 받고, 인터뷰까지 해야 할 정도다. 하지만 치솟는 한국어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아디스아바바대학에는 아직 정규 한국어학과가 없다. 30년간 중·고교 국어 교사로 활동하다 재작년부터 이곳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임다니엘 객원교수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거나 한국의 앞선 IT 등을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이 수업에 몰리고 있다”며 “중국어처럼 정규학과가 개설돼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인적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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