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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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맛멋

아무리 산해진미가 가득 놓인 식탁을 차린다 해도 한 번에 밥 세 그릇을 먹기란 쉽지 않다. 배가 적당히 불러오면 슬며시 숟가락을 놓기 마련이다. 강경 젓갈 정식은 다르다. 밥공기가 비어갈수록 눈앞에 펼쳐진 젓갈의 향연에 더욱더 빠져들게 한다. 탐식(貪食)인지 탐미(貪味)인지 모를 욕망이 온몸을 지배한다.


강경에서 젓갈정식을 주문하면 쟁반 가득 젓갈을 가져온다. 열다섯 가지가 넘는 젓갈이 하나둘 식탁 위에 자리를 잡고 맛을 뽐낸다. 젓갈 중에는 우리 눈에 익은 것도 많다. 새우젓, 조개젓, 어리굴젓, 오징어젓, 꼴뚜기젓, 창난젓, 명란젓 등이다. 또 일부는 낯설다. 토하젓, 청어알젓, 멍게젓, 낙지젓, 가리비젓, 아가미젓, 밴댕이젓, 전어젓, 갈치속젓 등이다. 그리고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냄새가 지독한 황석어젓을 대신해 사촌 격인 조기절임이 등장하기도 한다.


젓갈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돋운다. 더구나 한 번 맛보면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한 맛 때문에 밥그릇을 언제 비웠는지도 모를 정도다. 윤기가 흐르는 명란젓과 청어알젓은 누가 먼저 먹을세라 가장 먼저 집중 공략을 당한다. 살집이 통통하고 빛깔이 뽀얀 새우젓도 비슷한 처지가 된다. 강경에서 먹는 새우젓은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 족발이나 순대를 먹을 때 내주는 새우젓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이다.


새우젓 옆에 있다가 덩달아 관심을 받는 게 있으니 토하젓이다. 작은 민물새우로 담근 토하젓은 고유한 흙내를 풍겨 후각까지 호사를 한다. 젓갈 재료 고유의 향이라면 멍게젓도 빠지지 않는다. 입안 가득 향긋한 멍게 냄새로 넘쳐난다. 사실 멍게젓은 멍게 속살을 소금에 절여 살짝 양념을 한 것으로 발효가 필수인 젓갈군(群)에는 끼지 못한다.


갈치속젓, 아가미젓, 오징어젓 등은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된다. 취향에 따라 마니아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체로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다. 바지락으로 담근 조개젓과 어리굴젓도 인기가 신통치 않다. 그래도 워낙 전통이 있는 젓갈들이라 젓갈 정식에서 빠질 수는 없다.


어떤 젓갈이 최고로 맛있는지는 먹는 이의 마음에 달려 있다. 식감에 따라 누구는 꼴뚜기젓에, 또 누구는 밴댕이젓에 감동받을 수 있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은 가리비젓도 예외가 아니다. 황석어젓은 맛이 강해서 먹어본 사람이 아니면 선뜻 손길이 가지 않을 수도 있다. 황석어젓에 살짝 양념을 해서 무쳐 먹는 사람도 있다.


사실, 강경 젓갈 정식의 주인공은 강경 그 자체이다. 강경은 조선시대부터 전국 최대의 젓갈 주산지였다. 한양 마포나루에 젓갈을 대던 전국의 포구 중 강경이 가장 컸다. 돛단배에 실려 마포나루로 올라온 강경 젓갈은 지금의 남대문시장 일대인 칠패를 시작으로 한강 수운을 타고 여주, 안성, 수원까지 퍼져 나갔다.


강경이 젓갈 주산지로 다시 떠오른 것은 10여 년 전이다. 지역 상인들이 새로운 젓갈을 개발해 선보이고 토굴 저장 숙성법이 각광받으면서부터다. 현재, 강경읍 내 젓갈 판매점만 200개에 육박한다. 한국인이 먹는 젓갈의 60% 이상이 이곳을 거쳐 간다고 알려져 있다. 또 매년 김장철을 앞두고 강경 발효젓갈 축제가 개최돼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온다. 물론, 강경 젓갈 정식은 축제 때가 아니더라도 사계절 내내 맛볼 수 있다.


▶ 강경 포구
조선시대 강경에 넘쳐난 것은 젓갈만이 아니었다. 강경 포구는 금강 수계의 관문에 해당돼 교역을 위한 최적지였다. 성어기인 3~6월이면 하루 100여 척의 선박이 각종 해산물을 싣고 강경 포구를 찾았다고 한다. 서해의 풍부한 수산물과 금강이 베푼 드넓은 평야를 기반 삼아 강경은 평양, 대구와 더불어 조선 3대 시장으로 오랫동안 군림할 수 있었다.




▶ 논산 여행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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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촉사 → 탑정호 → 계백장군 유적지 → 돈암서원 → 개태사
- 논산 관광 안내
논산시청 문화관광과 041-746-5402
논산시 홈페이지(http://www.nonsa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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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 젓갈정식 041-732-3422
옛촌 갈치정식 041-733-8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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