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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년 12월 22일 인천 제물포를 떠난 한인 102명은 일본 고베에서 미국 상선 갤릭호로 옮겨 타고 이듬해 1월 13일 하와이 호놀룰루 항에 도착했다. 노동계약에 의해서 이루어진 첫 해외 이민이었다. 첫해의 1천133명을 시작으로 1904년에 3천434명, 1905년에 2천659명 등 모두 7천226명으로 늘어난 이민자는 낯선 이국땅의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열악한 환경에 임금도 낮은 농장 노동자 생활이었지만 이민 1세대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똘똘 뭉쳤다. 한인들은 대한인국민회, 여자애국단, 동지회, 하와이 대한부인회 등을 결성해 한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독립운동에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와이 이민 1세대가 결혼 적령기에 이르자 신랑과 신부가 서로 사진만 보고 결혼을 결정하는 사진결혼이 유행했다. 신부가 일본을 거쳐 하와이로 오는 데 필요한 비용은 신랑이 부담했다. 가정을 꾸리고 자녀 교육 문제가 대두하면서 이민 사회에 이농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본토로 이주하는 사람이 급증해 1920년대 말에는 농장에 10%도 채 남지 않았다.


한인의 미국 이민 역사는 1960년대 유학생의 진출, 1970년대 맨손의 도미 행렬, 1980년대 이후 투자 이민 등으로 이어지면서 한인 사회를 급격히 팽창시켰다. 1965년 신이민법이 발표된 뒤 먼저 미국에 정착한 이들이 가족을 초청하면서 1991년까지 초청 이민자만 70만 명에 달했다. 한인으로서는 군 입대 외에는 좀처럼 얻을 수 없었던 미국 시민권도 1952년 종합이민법이 통과되면서 획득이 가능해졌다. 50세 이상의 외국인에게는 영어 시험이 면제되고 미국 귀화가 허용되자 많은 한인 1세가 열심히 공부해 시민권을 얻고 미국에 귀화했다.




 1990년 뉴욕 브루클린 청과시장을 중심으로 번진 흑인들의 불매운동에 이어 로드니 킹 사건으로 촉발된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흑인 폭동은 엄청난 인명, 재산 피해와 함께 한인들에게 정신적, 문화적 충격을 던져 주었다. 흑인 청년 로드니 킹을 집단 구타한 4명의 백인 경찰관이 무죄판결을 받은 데 대해 LA 흑인들이 반발하며 1주일간 벌인 폭동에서 한인 동포 이재성 씨가 총격으로 숨지는 등 한인 사회의 피해가 컸다. 한인들은 경제적 손실을 입기는 했지만 타 인종과의 공생과 커뮤니티 간 협력의 필요성을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 한인 2, 3세들은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하며 주류 사회에 편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LA 코리아타운은 물론 어느 지역에나 한인회, 향우회, 동문회, 참전동지회, 세탁업협회, 재미과학기술자협회 등 숱한 단체가 조직돼 있다. 한인 단체는 1990년대 이후 정치인 후원회에 참여하고 동포 행사에 주류 사회 인사는 물론 타 인종을 초대하는 등 지역사회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미국 전역에서 기반을 다진 한인 1세대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놀라운 교육열을 발휘해 후손들이 주류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 부모의 교육열 덕분에 잘 준비된 후손들은 정치인, 공무원, 변호사, 의사, 금융인, 문화예술인 등으로 성장했다. 재미동포 기업인은 전 세계 한상과 네트워크를 이루며 동포 기업인의 단결을 이뤄냈다. 자력으로 미국 경제계에 우뚝 선 한인 기업인의 이름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이제는 첨단 업종, 전통 업종 등으로 일괄해 지칭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이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2014년 버지니아 주에서 한인 단체들은 힘을 모아 주 상·하원에서 ‘동해병기법’을 통과시켰다. 주지사의 서명으로 이 법이 발효됨에 따라 2017년부터 버지니아 주내 공립학교에서 채택하는 모든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표기하도록 의무화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공론화에 나선 동포들은 2014년 5월 30일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에 있는 피스 메모리얼 가든에 위안부 기림비를 세웠다. 이어 뉴욕 맨해튼에도 추모비가 세워지는 등 기림비가 잇달아 세워졌다. 한국 바로 알리기 운동은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시작한 한인 동포들의 달라진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한국 외교부가 발표한 ‘2013 재외동포 현황’에 따르면 미국 동포는 209만 1천432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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