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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학

 

우리말배워봅시다

우리말배워봅시다


우리 고유의 음식 가운데 탕평채(蕩平菜)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흰색의 청포묵(녹두묵), 붉은 돼지고기, 파란 미나리, 검은 김, 황색 지단 등 5가지 색깔의 음식을 초장에 버무려 먹는 음식입니다. 탕평채는 당파 싸움이 치열했던 조선 후기에 붙은 이름입니다.


영조 임금은 당쟁의 뿌리를 뽑아 왕권을 신장하고,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탕탕평평을 꾀하기 위해 정책을 폈습니다. 이 정책이 바로 탕평책인데, 탕평책을 논의하는 모임에서 처음으로 상에 오른 이 음식을 가리켜 탕평채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또 탕평을 위한 정치 음식으로 신선로라는 것도 있습니다. 뿌리 깊은 4색 당쟁으로 복잡한 상황에서 영조는 각기 다른 당색의 정승과 판서를 회동시켜 술상을 내리곤 했습니다.


그 술상에는 노란 계란전, 검은 버섯전, 파란 파전, 붉은 당근전의 4색 전이 들어 있는 신선로 하나만 상 한가운데 올리곤 했습니다. 이처럼 신선로는 원래 각기 다른 이질 요소나 불화 요소가 화합할 필요가 있을 때 화합을 다지는 뜻이 담긴 정치 음식이었습니다.



전에는 사과를 물에 씻어서 껍질을 안 벗기고 그대로 베물어 먹곤 했었지만 요즘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껍질을 안 벗기고 먹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어렸을 때 포도를 더 빨리 많이 먹으려고 껍질도 안 벗기고, 씨도 빼지 않고 그대로 삼켰던 적은 없었습니까? 이렇게 껍질을 안 벗기고 먹을 때 ‘껍질채 먹는다’고 할 때도 있고 ‘껍질째 먹는다’고 할 때도 있는데, 어느 것이 올바른 표현일까요?


“아니, 사과를 씻지도 않고 껍질째 먹으면 어떻게 하니?”


이 말에서처럼 과일의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을 때는 된소리로 나는 ‘껍질째 먹는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뭔가를 나누지 않고 덩어리로 있는 그대로 먹을 때는 ‘통채로 먹는다’고 할까요, 아니면 ‘통째로 먹는다’고 할까요? 이 경우에도 역시 ‘통째로 먹는다’고 말하는 것이 옳습니다.


정리해 보면 ‘껍질채’가 아니라 ‘껍질째’이고, ‘통채로’가 아니라 ‘통째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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