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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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는 지난 11월 11일부터 1주일씩 나눠서 3주간 사할린동포 160명을 대상으로 일시 모국방문을 실시했다. 올해로 25년을 맞은 모국 방문은 그동안 총 216회에 걸쳐 1만 7천500여 명이 꿈에 그리던 고국 땅을 밟았다.


사할린과 극동러시아 등에서 온 동포들은 1세들이 영구 귀국해 사는 인천 사할린 동포 복지회관과 안산 고향마을, 천안 망향의 동산,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했다.


올해는 남도문화권의 역사체험을 위주로 전주 한옥마을에서 전통방식의 온돌방에서 숙박하는 이색 경험도 가졌다. 특별히 한옥마을에서 아리랑 전문가를 초빙하여 아리랑 함께 부르기 등 우리의 전통문화를 직접 배우고 느껴보는 흥겨운 자리가 마련돼 참가자들에게 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들은 공주 무령왕릉과 전주 경기전 등을 둘러보기도 했다.


제주도 풍광에 “또 오고 싶다” 탄성


예년과 달리 이번 모국 방문에는 전남 완도에서 배를 타고 제주로 이동하는 등 전국 종주를 통해 모국의 발전상과 생활상을 피부로 직접 느끼기도 했다.


천지연과 쇠소깍, 섭지코지 등을 둘러본 제주도 2박3일간의 일정은 모처럼 느껴보는 특별한 즐거움이기도 했다. 제주에서 가졌던 사할린 동포의 밤 만찬행사는 더없이 즐거운 여행의 진수를 느끼게 해준 특별한 기억으로 남게 했다.


이어서 서울로 돌아온 이들은 민속박물관과 시내관광을 했고 마지막 날에는 친지 방문과 쇼핑 등 자유 시간을 가졌다.


모국방문의 대상자는 사할린과 사할린 이외 지역인 극동 모스크바 카자흐스탄 등 5~6개 지역에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1989년 모국방문 첫 사업 때는 사할린동포로서 1945년 이전 출생자인 1세대에 한해 일본에서 지원하였는데 2세 이하들도 고국방문을 간절히 원해 한일공동사업협정의 일환으로 매년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이 지원하게 되어 2세들의 모국방문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3차 참가자로 11월 25일 입국한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마음껏 웃고 즐기면서 잊혀진 역사의 한 꺼풀을 벗겨내는 듯 홀가분해진 기분으로 모국의 7박8일 일정을 보내고 12월 2일 사할린, 모스크바 등으로 출국했다.


대한적십자사 특수복지사업과의 최소낭 대리는 “모국 방문 일정은 항상 참가자들이 원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어서 모국에 오면 먼저 영구 귀국한 1세들이 거주하는 안산 고향마을이나 인천 사할린 한인복지관 등을 방문한다”며 “조국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것을 병행하지만 고령인 점을 늘 고려해 무리한 이동을 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할린 한인들의 역사는 일본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5년 러일전쟁에 승리한 일본은 당시 조선은 물론 사할린 일부 지역을 차지하게 된다. 초기 사할린으로의 이주는 강제 동원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일본의 토지조사사업 탓에 많은 농민이 자신의 땅을 잃게 됐고, 살길을 찾아 사할린으로 이주 또는 계약노동자로 건너갔다.


이후 일본은 만주 전쟁 등 계속된 전쟁으로 부족해진 물자와 노동력을 채울 목적으로 1938년부터 조선인들을 사할린으로 강제징용하기 시작했다.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은 사할린 지역의 탄광과 벌목장, 도로 및 철도 건설 등에 투입돼 노역에 시달렸다.


사할린 지역으로의 강제노역은 대략 15만 명으로 추정되며, 일본으로의 이중 징용도 10만 명 정도로 알려졌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사할린에 남은 4만 3천여 명의 조선인들은 일본으로도, 한국으로도 그 어느 곳도 가지 못하고 남겨졌다.


모국방문 사업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징용해 사할린으로 끌고 갔던 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예산은 일본 정부가 전액 지원하고, 사업은 양국 적십자사가 대행해왔다.


모국방문 사업은 해방이 됐지만 고국을 찾을 수 없었던 사할린 동포들에게 고향과 친지를 방문해 향수를 달래주고, 고국의 발전상을 보여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시작됐다.


대한적십자사의 관계자는 “모국의 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해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란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게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방문자들은 영주귀국자와의 만남을 통해 사할린동포들이 한국에서 편안함 삶을 영위하는 것에 안심해 했다.


방문단은 천안 망향의 동산과 아산 현충사를 방문해 고난 극복의 한민족 역사를 깊이 느끼며 하루 속히 통일이 이뤄지기를 염원했다. 지방 투어를 마치고 서울을 방문해 시내 곳곳을 돌아본 이들은 “대한민국의 이렇게 잘살고 있는지 몰랐다”며 “한인이라는 사실에 다시금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발전된 조국상에 한인 자긍심 느껴


모국방문단은 전주의 한옥마을에서 전통가옥을 살펴보고 맛의 고장인 전주의 한식을 맛보기도 했다. 제주에서는 저녁에 호텔에서 레크리에이션을 하며 참가자들 간의 우정을 다지기도 했다.


제주도를 처음 방문했다는 사할린에서 온 오철호(78) 씨는 “제주도 만찬 행사에서 실컷 웃으면서 여행의 노고도 풀고 고국의 푸근한 정도 느꼈다”며 “이런 기회를 제공해준 적십자사와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고 고마워했다.


사할린에서 온 김인순(79) 씨는 “전주 한옥마을의 온돌방에서 하룻밤을 보낸 추억은 예전 부모님의 향수를 느낄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다”며 “이전에도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전국 곳곳을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러시아 하바롭스크에 거주하는 김철주(65) 씨는 “제주도에서 생일을 맞은 조복군 씨를 위해서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주어서 감동을 눈물을 흘리게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제주도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벌써부터 또 오고 싶어진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인 아내와 함께 참가한 한선태(70) 씨는 “20년만의 방문이라 모국의 발전상에 놀랐고 변함없는 인정에 감격했다”며 “아내에게도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여줄 수 있어서 기억에 남을 특별한 여행이 됐다”고 감사해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온 배수남(63) 씨는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을 방문해 사할린 한인 경로당에서 영구 귀국한 1세 분들을 만났다”며 “꿈에 그리던 모국에 정착을 해서 행복하기도 하지만 사할린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는 것을 느꼈다”며 더 많은 왕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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