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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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학

 

동포문학

 내 나이 마흔 다섯, 남편 나이 마흔 아홉 우리 부부 요즘 들어 부쩍 많이 하는 말, “우리 늙으면…”


 밴쿠버에 집 한 칸 있으니 보금자리 마련되고 요즘은 구십까지도 산다는데 생활비는 넉넉할까.


 열심히 직장 다니며 연금 붓고 있잖아.


 에게… 연금? 아이들 독립시키고 나면, 두 식구 소박하게 살며, 알뜰하게 쓰면 되지. 그래. 당신 말이 맞다.


 우리는 딸만 둘이니 우리 집은 외갓집이 될 텐데 우린 어떤 외갓집이 될까? 당신은 목수니까 마당에 소꿉놀이 나무 집도 만들고 미끄럼틀도 만들어 봐.


 마당이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 갈까 그래 그러자.


 손주들이 늘 오고 싶어 엄마를 조르는 외가를 만들자 마당에는 손주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그네를 매자 그리고 우리는 하늘을 보며 그리운 이야기를 하자 그래 그러자


 아아. 손주들 첫 아기 침대도 내가 만들어야겠다. 그래, 그래. 밑에 기저귀 서랍도 만들어 넣어.


 어떤 사람들은 출렁거리던 인생의 끝자락에서 치매가 왔다는데 우린 어떻게 해야 되지? 적당한 시기에 일을 조금씩 줄이면서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야지. 세상 가장 큰 기쁨은 남을 위해 내가 행복을 느낄 때가 아닐까? 우리도 정말 그런 걸 느껴볼 수 있을까.


 자동이체로 찔끔찔끔 가난한 나라에 돈 보내고 ‘이달 치 돈 나갔네’ 하는 것 말고 내 가족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 정말 필요한 사람이 되어 볼 수 있을까.


 너무 쪼글거리는 할머니가 되긴 싫은데, 정말 곱게 늙고 싶은데, 여긴 보톡스도 없고, 성형 수술도 없는데… 그래, 좀 더 부지런 떨며 마사지를 열심히 해야겠다.


 소박한 집에서 손주들 오면 둘러 앉아 만두 빚어 먹이고 일주일에 나흘쯤 열심히 봉사하고, 마사지도 하는 할머니가 되어야겠다.


 당신도 할아버지 되면 내가 마사지 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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