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3월호
특집/기획
화제
인물/역사
칼럼/문학
고국소식
재단소식
목록보기

칼럼·문학

 

지구촌통신원

꿈을 향해 뛰는 뉴욕의 한인 차세대

미국에 한인 이민 1세들이 처음 정착하기 시작하고 수십 년이 흐른 지금, 많은 한인 차세대들이 다양한 삶에 도전해서 한국인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기존에 한인 부모들이 자녀의 직업으로 선호하던 의사, 변호사 등 몇 개의 직업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분야에 도전해서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면 같은 한인 차세대로서 정말 뿌듯하고 기쁜 마음이 든다.


한식으로 뉴욕 입맛 사로잡다

뉴욕 맨해튼 52번가 한 레스토랑 앞. 저녁식사 시간이 시작되기도 전인 5시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밖에 서서 레스토랑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인. 마치 이탈리아나 스페인 음식점으로 착각할 분위기이지만 이곳은 ‘단지 (Danji)’라는 한국 레스토랑이다. 이 레스토랑의 오너이자 요리사인 김훈이 씨는 한인 2세이다.


전 세계 최고의 요리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뉴욕에서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각종 언론 및 수많은 음식 평론가들의 격찬을 한몸에 받음과 동시에, 세계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평가 잡지인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등급을 받은 첫 한국 레스토랑의 자랑스러운 요리사 김훈이 씨.


UC버클리 대학에 진학한 모범생 김훈이 씨가 프랑스 요리학교에 등록하기로 했을 때에는 의과 대학원 졸업을 고작 한 학기 남겨두었을 때였다. 의사가 되기를 바랐던 어머니는 크게 실망했지만 요리 학교를 마치고 뉴욕 최고의 프랑스 레스토랑인 ‘다니엘(Daniel)’에 취직하자 아들이 선택한 길을 인정해주었다.


“의사가 된다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니잖아요. ‘훌륭한’ 의사가 되어야죠. 하지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절대 잘할 수가 없어요. 나는 최고가 될 수 없었죠. 열정이 없었으니까요. 나의 인생이니까, 그래서 내 생각부터 했어요.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살기로. 그러면 정말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과 확신이 있었어요.”


단지의 메뉴들은 갈비조림, 찌개류, 골뱅이 무침 등 우리나라 고유의 정통 한식들이다.


“한식을 요리하는 일이 자랑스럽습니다. 한국의 전통에 대한 자긍심이 담기지 않은 요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제 요리에는 저만의 색깔이 묻어 있죠. 한국인임에도 한국이 아닌,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와도 같은 뉴욕에서 자라면서, 이 도시가 가진 방대한 문화적인 다양성은 제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정체성의 문제를 항상 고민했지요. 이러한 요소들이 제 요리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한국의 맛을 고수하려고 해요.”


그는 얼마 전 맨해튼 26번가에 주막 콘셉트로 ‘한잔(Hanjan)’이라는 새 레스토랑을 열었다. 뉴욕에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는 많지만, 한국식 주막은 찾아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이유였다.


자신이 원하는 일에 열정을 쏟아라

 과학계에는 워싱턴포스트지가 로봇 분야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대서특필한 버지니아 공대의 데니스 홍 교수가 한국인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하고 있다. 그는 세계 최초 시각 장애인이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와, 타임스지가 선정한 2011년 최고의 발명품인 미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찰리’를 개발한 한인 차세대 로봇 공학자이다.


 미국 과학잡지 파퓰러 사이언스가 뽑은 ‘과학을 뒤흔드는 젊은 천재 10인’, 미국 국립 과학재단의 ‘젊은 과학자상’ 수상, 세계 각국의 천재들이 지식 경연을 벌이는 ‘테드(TED)’ 콘퍼런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강연, 미국 최초 ‘세계 로봇 월드컵 (로보컵) 대회’ 우승 등 한 사람이 이루었다고는 믿기 어려운 많은 업적의 주인공이다.


“제가 일곱 살 꼬마였을 때 극장에서 ‘스타워즈’를 처음 봤는데, 그때의 흥분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영화에 나오는 로봇들을 보고 너무 흥분해서 며칠 동안 잠도 자지 못했어요. 마법에 빠진 것 같이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그날 극장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가 되기로 하고는 한 번도 그 생각이 바뀐 적이 없어요.”


그때 영화에서 보았던 것처럼 그는 다양한 방법으로 움직이는 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그가 지금 만드는 로봇들 안에는 그때 그 일곱 살 어린 두 눈으로 보았던 로봇들의 모습이 분명히 담겨 있다.


현재 재난 수습 로봇, 자율주행자동차,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술개발, 걷고, 기고, 타고 올라가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움직이는 로봇 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과학을 통해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에 도움을 주는 것이 자신이 하는 일의 이유이자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청소년들이 책임감 있고 너그러운 성인으로 자라길 바란다면서 “돈과 명예는 자신이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면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남들이 다 하는 분야를 따라가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의 길을 개척하라고 당부하고 싶어요. 그게 최고가 되는 비결이 아닐까요?”


데니스 홍 교수와 김훈이 요리사는 현재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었지만, 그들도 오래 전에는 자신의 꿈을 향해 내디딘 첫 걸음이 있었고, 그 꿈을 이루고자 끊임없는 길을 걸어왔다. 그러한 과정에 피할 수 없었던 많은 좌절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오늘의 그들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것은 두렵기도 하지만, 진정 가슴 설레는 일이다. 결과에 상관없이 꿈을 향해 가는 길, 그 과정이 그 무엇보다 더 소중한 순간이며 값진 경험이라고 믿는다.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살아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많은 한인 차세대들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채영 미국 통신원, 변호사, ‘꿈을 이뤄드립니다’ 저자


퀵메뉴
  • 목차보기
  • 퍼가기
  • 인쇄하기
  • 탑으로 가기